최영기 목사님의 글입니다.
많은 교회가 담임 목사 설교를 동영상으로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립니다. 그런데 왜 휴스턴 서울 교회에서는 주일 설교 동영상을 올리지 않으냐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유는 제가 올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불신자 전도에 사용되어야할 노력이나 돈이 기신자들을 위해 사용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설교를 안 믿는 사람들이 들어와 볼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대부분 교회를 오래 다닌 사람, 설교를 많이 들어본 사람들이 들어와서 시청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설교 앞부분만 들으면 즉시 감을 잡기 때문에, 별로 들을 것이 없다 싶으면 얼른 다른 설교자에게로 옮겨갑니다.
이러한 기신자들을 위하여 노력과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이 마음 내키지 않습니다.
둘째는 설교를 잘하려는 유혹이 생길 것 같아서 그럽니다.
저는 ‘좋은’ 설교보다 유익한 설교를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내 설교를 시청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게 되면 이들 모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좋은 설교를 하고 싶다는 유혹이 생길 것 같습니다.
타 교회에 가서 부흥 집회를 인도할 때에도 신문 광고나 방송 광고를 하지 말라고 합니다.
저를 초청해 준 교회를 돕기 위하여 가는 것인데, 다른 교회 교인들이 참석하면 이들을 의식하여 좋은 설교를 하려는 유혹이 생길 것 같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설득을 위해서입니다.
저는 설교의 목적은 설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득하기 위해서는 같은 말이나 어귀를 반복하기도 하고 비슷한 말을 되풀이하기도 해야 합니다.
또 성도님들 의식 가운데 각인시키기 위하여서는 비슷한 설교를 반복해야할 때도 있습니다.
어떤 목사님은 “사랑합시다”라는 제목의 같은 설교를 3달 간 했다고 합니다. 교인들이 실제로 사랑을 실천하기까지 반복한 것입니다.
설교를 인터넷을 올리게 되면 이를 시청하는 많은 사람들, 특히 다른 설교자들로부터 설교 잘한다는 칭찬을 듣고 싶은 욕구가 생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단어나 용어도 깔끔하고 매끈한 것으로 선택하려하고, 중언부언한다고 할까봐 말을 되풀이하는 것도 주저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하면 결과적으로 설득력이 줄어듭니다.
설교집 출판을 꺼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설교한 것을 녹취하여 설교집으로 출판하는데, 설교집으로 출판 될 것이라는 것을 의식하게 되면 비슷한 설교를 반복하는 것도 주저하게 되고, 단어 선택이나 언어 구사에도 신경 쓰게 되고, 그러다보면 설득의 파워가 줄어들지 않을까 염려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