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영화 '소원'을 보았습니다.
영화 배경으로 등장한 곳이 제가 다녔던 초등학교와 그 주변이었습니다.
반갑고 그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초등학교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그 때는 겨울이 되면 교실 한 가운데에 장작 난로를 피웠습니다.
난로 근처에 앉아 있는 친구들이 늘 부러웠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 되면 아이들은 난로 주변으로 우르르 몰려들었습니다.
그 당시 우리 집은 고물상이었습니다.
겨울철이면 마당 한가운데 낡은 드럼통을 놓고 장작으로 불을 피워둘 때가 많았습니다.
엿장수 아저씨들이 언 몸을 녹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지요.
겨울철이면 벌겋게 달아오른 드럼통 주변에 많은 아저씨들이 모여서 잡담을 나누던 모습이 새삼 떠오릅니다. 겨울철에 불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의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난로가 있는 곳에는 사람들이 모여 듭니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나 불이 없는 곳에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습니다.
썰렁합니다.
가슴에 불이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랑의 불, 은혜의 불, 성령의 불이 타오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그러나 가슴에 불이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 주변은 냉냉합니다.
가슴에 불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요즘 저의 첫 번째 기도제목입니다.
불이 붙어 있는 것을 보면 달려와서 불을 끄는 동물이 있습니다.
코뿔소입니다.
코뿔소는 불을 보면 귀신 같이 알고 달려와서 불을 끄는 습성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코뿔소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천로역정>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한 그리스도인이 어떤 방에 들어갔는데, 벽난로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사탄) 그 난롯불을 끄려고 계속 물을 퍼 부었습니다.
그런데도 불은 꺼지지 않고 오히려 활활 더 타올랐습니다.
하도 이상해서 벽 뒤로 가보니 어떤 분이 그곳에서 계속 기름을 붓고 있었습니다.
그분이 바로 예수님이셨습니다.
타오르는 불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또 타오르는 불에 찬물을 끼얹는 코뿔소 같은 사람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기름을 붓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아니 예수님께 붙어서 메마른 가슴에 뜨거운 불을 지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