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8:32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우리 삶에 하나님의 은혜가 스며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괴롭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돌아보면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하나님이 나를 돌보셨구나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는데 같은 은혜가 장래에도 똑 같이 주어질 것이라고 믿는데에는 우리가 자신이 없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생각하면 잘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없다.

오히려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나쁜 일을 상상하면서 염려하고 불안해 한다.

과거의 은혜는 신뢰할 수 있지만 장래의 은혜는 왜 신뢰하지 못할까?

어쩌면 우리가 경험하는 사랑의 방식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사랑은 시간이 흘러가면서 식어가고 차가워지고 점점 변질되는 것 같다.

그래서 혹시 하나님도 그렇게 하시지 않을까 하는 무의식적인 생각이 우리 마음에 깔려 있다.

좀 더 잘 하거나 좀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하나님과의 좋은 관계도 그만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한 생각을 한다.

장래의 은혜를 신뢰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가 현재 경험하는 고난 때문이다.

지금도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데 앞으로 좋아질 수 있겠는가 하는 우울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면, 앞으로 일은 안 봐도 뻔하다는 식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갖게 된다.

이 서신을 기록하던 당시 상황이 그랬다.

예수를 믿었는데 더 큰 어려움이 찾아왔다.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면서까지 우리를 구원해 주셨다고 하여서 믿고 영접하였는데 돌아온 것은 환난과 곤고와 박해와 기근이었다.

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는 이런 상황에서 희망은 접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닐까?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아니라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절대 그럴 수 없다고 한다.

어떻게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논리적으로 보면 절대 그럴 수 없다고 한다.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않겠느냐?"

과거에 우리를 구원해 주실 때 당신의 아들을 아끼지 않고 내어주신 분인데 왜 장래에 좋은 것을 주시지 않겠느냐는 논리다.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않고 내어주신 분이라면, 앞으로 걱정거리로 고통받고 있는 것을 왜 도와주시지 않겠느냐, 나를 일어나게 해서 걷도록 도와주신 분인데 앞으로 내가 넘어져서 일어나지 못하는 것을 그분이 가만히 내버려 두시겠느냐 하는 것이다. 가장 가치 있고 비싼 것을 그냥 주었는데 그보다 못한 것을 왜 못 주시겠느냐 하는 것이다.

오늘 피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지는 들풀도 저렇게 신경써서 입히시는 분이라면, 자기 아들을 십자가에 피흘려 우리를 구원하신 분이 우리가 먹고 입는데 왜 신경쓰지 않겠느냐 하는 말이다.

하나님이 장래에 우리의 필요를 공급하여 챙기는 일은 자기 아들이 조롱을 받고 고난을 당하도록 내어주는 일보다는 훨씬 더 쉬운 일이다.

그러므로 존뉴톤이 고백한 대로 "이제껏 내가 산 것도 주님의 은혜라 또 나를 장차 본향에 인도해 주시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의 은혜가 있었다면 장래의 은혜도 있을 것이다.

예수님은 자신을 절대 배신하지 않겠다는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였다.

"시몬아, 시몬아 보라 사탄이 너희를 밀 까부르듯 하려고 요구하였으나 그러나 내가 너를 위하여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노니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눅22:31,32)

베드로는 절대로 배신하지 않겠다고 하였지만 예수님은 닭이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번 부인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렇지만 완전히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고 하였다.

여기서 '만약 네가 돌이킨다면'이라고 말씀하지 않았다.

마치 '내가 너를 돌이키겠다'는 식으로 말씀하신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공개적으로 넘어져서 실패하겠지만 완전히 엎드러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신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그를 위하여 기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기도 덕분에 베드로는 다시 돌이키게 될 것이다.

이것은 베드로에게만 하신 약속이 아니다.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맞이할 장래에 대한 은혜의 약속이다.

너희들은 절대로 잘못될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주님이 기도해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요한복음 10장 28절 "내가 그들에게 영생을 주노니 영원히 멸망하지 아니할 것이요 또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을 자가 없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