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러 잠깐 떠납니다
목회하면서 처음으로 장기간(?) 기도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금식 기도할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금식하면 힘이 없어지니까 기도하기 어렵다고 밥 먹고 힘내어 열심히 기도하자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열심히 밥 먹느라 기도할 짬도 내지 못했네요. 물론 핑계지요.
올 초에는 40일금식기도를 해 볼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목회하면서 느끼는 장벽을 기도로 돌파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아직 제 믿음은 40일금식기도를 감당할만한 수준은 못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한 주일 금식하고 한 주일은 섭식하면서 기도할 예정입니다.
기도 제목은 우선 저 자신의 변화를 위한 것입니다.
목회하면서 매번 만나는 장벽은 저의 자아였습니다.
하덕규씨가 부른 '가시나무' 가사처럼 제 속엔 제가 너무도 많아서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습니다.
바람만 불면 가시나무가 서로 부대끼며 찌르고 울기에 누구도 쉴만한 공간을 내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저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진작부터 기도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가정교회 컨퍼런스에서 목회자 리더십에 대한 도전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가끔 교인들이 목사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서 답답하고 실망스럽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정직하게 생각해보면 교인들이 목사의 마음을 알아주어야 할 책임은 없는 것 같습니다.
목사의 마음을 교인들에게 알려주어야 하는 것이 목사의 할 일이고 목회이기 때문입니다.
성탄주일에 있을 VIP초청주일에 대한 교인들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서도
다시 한번 저의 역할이 부족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교회가 가야 할 방향에 있어서도 리더십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담임목사가 교회의 방향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교회는 다수가 합의를 해서 우리가 어디로 가자고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렇다면 교회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가야 하는데,
도대체 하나님이 무엇을 원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성경을 한 두 번이라도 읽어 본 사람이라면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서 구원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라는 것은 성경이 말하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문제는 담임목사인 저부터 이 사명이 크게 중요하게 느껴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교회 성장에는 관심이 많지만 영혼 구원에 대한 관심은 그보다 덜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한 교회가 해야 할 선한 일에는 관심이 많지만 영혼 구원에 대한 관심은 그보다 덜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혼 구원이라고 하면 세상에서 지탄받았던 무례한 교회들이 먼저 떠올라서 불쾌한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영혼 구원이라는 구호가 썩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유야 어째거나 저는 교회에 대해서 가장 중요한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영혼 구원이라는 한 방향으로 계속해서 나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목장이 잘 정착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기도한다고 이런 문제가 단번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기도할 책임은 저에게 있는 것이고
변화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하나님은 단번에 하실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저의 변화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