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멜산 기도원에 온지 벌써 일주일째입니다.
기도원 생활에도 익숙해져서 아침에는 신발장 청소 성전 청소를 거들면서
저도 이제 기도원 식구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주일 전만 해도 단풍든 나뭇잎들이 기도원을 수놓아 가을 정취를 더해주었는데
어제는 찬바람이 불더니 겨울이 성큼 다가온 것을 느끼게 합니다.
기도원은 새벽예배부터 철야예배까지 쉴 새 없이 예배가 계속됩니다.
가능한 빠짐없이 참석해서 위로부터 부어주시는 하늘의 은혜를 받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저는 본래 기도원 체질(?)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마음을 열고 말씀을 사모하니 시간시간마다 나를 위한 듯 한 말씀 잔치에 황홀하여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저는 이번 기회에 믿음의 근본을 다시 점검해 보고 있습니다.
구원, 교회, 천국과 지옥, 재림, 등등 기독교 신앙의 기초라 생각되는 것들을
하나씩 꺼내 놓고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물어 보고 있습니다.
도대체 내가 믿는 것은 무엇이고 내 믿음의 실체는 무엇이냐고.
하나님을 믿는다는 저의 신앙이
저의 이성 안에 갇힌 하나님을 믿었던 것이라고 깨닫고는 무척 가슴이 아팠습니다.
여러모로 하나님과 여러분들에게 죄송하여 많은 눈물이 났습니다.
하나님이 저를 불쌍히 여겨
믿음의 도약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며칠간 우리교회 십 여명의 권사님들 그리고 세 분의 장로님들이
연이어 방문하여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혼자 가는 길이 아니구나하는 새삼스런 마음에 힘도 났습니다.
아내는 여전히 금식하고 있습니다.
평소보다 더 깊이 하나님을 만나는 것 같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제가 하나님에게 질투가 날 정도로 말입니다.
기도는 우리를 한없이 가난하게 하고 겸손하게 만듭니다.
기도 없이는 우리가 제대로 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기도하는 순간마다 그분께서 일깨워주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도 더 깊은 기도의 세계에 들어와 보시도록 초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