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믿는 것도 아니고 안 믿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 있던 대학 신입생 시절 주일에 교회에 가긴 했지만, 설교 직전에 예배당에 들어가서 축도 끝나기 전에 살짝 도망쳐 나오던 기억이 납니다.
교회에 설교를 들으러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설교 시간의 앞뒤에 붙어 있는 여러 순서는 예배 형식을 갖추기 위한 장식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직도 주일 예배에 설교만 들으려 나오는 성도들을 보면 옛날 제 모습 같아 쓴웃음이 납니다.
설교가 예배의 중심이 된 것은 종교개혁의 결과입니다.
예식 중심, 성례 중심의 로마 카톨릭 예배를 개선해서 예배 가운데 말씀 선포를 넣고 그것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말씀을 너무 중요시하다 보니 ‘예배가 곧 설교’라는 생각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설교는 예배의 한 부분입니다.
설교와 더불어 기도, 찬송, 찬양, 헌금 등 모든 순서가 다 예배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설교 전에 있는 순서를 단순한 준비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각 순서가 모두 예배입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모든 순서에 집중하여 진정과 진리로 예배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찬송할 때는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을 자신의 신앙고백으로 만들고, 대표 기도를 할 때는 아멘으로 화답하여 자신의 기도로 삼으십시오.
헌금을 바칠 때는 제물을 잡아 하나님께 바치듯 마음을 다해 감사와 기쁨으로 바치십시오.
저는 주일 새벽에 기도할 때 20분 동안 예배 순서를 하나씩 꼽으며 기도합니다.
모든 순서가 성령님이 임하시고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시는 아름다운 제사가 되기를 위해서 기도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