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지만, 그들은 갈릴리 바닷가에서 고기를 잡고 있다. 베드로가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고 하니까 다른 제자들도 호응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두 번이나 만났는데도 그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물고기 잡으러 가겠다고 한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예수님의 부활이 사실이라면 온 세상에 돌아다니면서 자랑도 하고 어깨 펴고 다녀도 부족한 것 같은데 그들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옛 모습으로 돌아가 있다. 심장이 뛰고 흥분하는 모습은 없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의 영광과 자신들의 현실과의 간격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수님은 영광스러운 왕으로 부활하셨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현실에서 일상의 삶을 살아야 한다. 주님은 신비로운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시고 사라지기도 하시지만, 그들은 여전히 먹고살아야 할 땅의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고 베드로의 말은 모든 세대 신자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다. 오늘 우리의 문제가 마찬가지다. 말씀 속에 나타난 주님의 능력과 영광은 우리의 현실과 연결되지 않는다. 예배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 먹고 살아야 할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 속에 있는 문제들이 영광스런 그분과 잘 연결되지 않는다. 주일은 거룩한데 월요일은 짜증스럽다.

물고기를 잡으려고 해보지만, 이상하게 잘 안 잡힌다. 삶의 현실적인 문제로 고투하고 있는 그 현장에 부활하신 예수님이 오신다. 그리고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 그리하면 잡히리라“ 하시면서 제자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간섭해 주신다. 그렇게 해서 잡은 생선을 가져오라고 해서 주님이 친히 조반을 차려 주신다. 주님과 제자들 사이에 아무런 말이 없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생선을 구워주시고 떡도 떼어 먹여주신다. 여기서 주님이 주시는 메시지는 무얼까? ’내가 만왕의 왕이고 영광스러운 존재이지만 너희들과 동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니야, 나는 너희들 삶의 문제 가운데 함께 할 것이고, 너희들 일상에서 너희들과 함께 할거야‘ 고기 굽고 밥하시는 주님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영광스러운 부활의 초월성과 밥하시는 내재성이 어우러지고 있다.

주님은 먼데 계시지만 가까이에도 계신다. 그래서 내 삶의 작은 문제들 속에도 주님을 모셔야 한다. 일하고 밥먹고 사는 일상의 현장에 주님이 오시기 때문이다. 일상의 삶과 신앙이 분리 되어서는 안된다. 야곱이 광야에서 본 거룩한 사다리를 우리도 보아야 한다. 하늘과 땅이 연결된 모습을 보고 야곱은 하나님이 여기 계신줄 몰랐다고 했다. 주님이 내 삶의 문제에 계시도록 하자. 주님은 우리 일상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 계시지 않는다. 주님은 지금도 이 자리에 계신다. 그래서 우리가 가까이 계신 주님을 알아차리고 만나야 한다. 오른 편에 던지라는 말씀대로 순종하여 그 결과를 확인한 제자가, 주님이시라고 소리쳤던 것처럼 우리가 순종할 때 현존하시는 주님을 알아차릴 수 있다. 주님은 말씀과 함께 현존하시기 때문이다. 부활하신 예수님과 우리의 일상이 분리되지 않아야 한다. 주님은 이제 우리 일상의 작은 문제들 속에도 가까이 오실 수 있다. 우리의 일상에 주님을 초대하고 주님과 함께 사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