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어 아내의 사정에 대해서 잠깐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은 금식을 다 마쳤지만, 금식 마치기 며칠 전부터 다리가 부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움직이면 진통이 있었지만 가능한 움직이지 않고 금식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일오후 갑자기 두통이 심해져서 응급실로 가게 되었습니다.
오랜 금식 후라 알약으로 된 두통약을 복용할 수 없었기에
수액으로 된 진통제라도 맞고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병원에서 “심부정맥 혈전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기도원에서 오래 앉아 있는 동안에 다리의 피가 뭉쳐진 것 같고
이것이 정맥을 막은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뭉쳐진 피가 흘러가면 폐동맥을 막을 수도 있고 자칫하면 생명도 잃을 수 있다고 하여서
신속히 몸속에 그물망을 삽입하고 48시간 동안 엎드려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치료가 다 완료 되었습니다.
다만 두통이 계속되어 약물 치료를 받고 있어 월요일쯤 퇴원할 예정입니다.
혹시 금식 기도하는데 왜 이런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났을까? 하고
의심하실 분들이 계실지 몰라서 미리 한마디 해 두겠습니다.
자기 한 몸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고 신중치 못하게 기도했다고,
처음에는 제가 아내를 타박하기도 하였습니다.
자기 몸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고 금식하며 기도한 것은 분명히 아내의 잘못입니다.
하나님이 막아주실 수도 있었지만
막아주시지 않고 허용하시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그 이유를 잘 모릅니다.
하나님의 깊은 뜻도 있겠지만
1차적으로는 우리의 미련함과 우둔함을 깨우치기 위함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 아내도 이번 일로 자기 몸을 스스로 간수하면서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하나님은 우리가 자연법칙 속에 살도록 하였습니다.
그래서 금식으로 기도해도 배가 고프고 자칫 잘못하면 목숨도 잃을 수 있습니다.
기도하는 그리스도인일지라도 자연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상식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자연법칙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계시가 자주 우리 삶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계시는 비록 배고픈 육체적 고통이 떠나지 않겠지만
우리 영혼만은 맑아지고 깊어지는 은혜를 체험하는 것입니다.
어떤 그리스도인들은 자연법칙을 무시하고 계시만 붙잡고 살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두 가지를 다 허용하여서 우리를 겸손하게 만드셨습니다.
사도바울은 3층천을 경험한 계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에게 육체의 가시도 허용하였습니다.
바울은 육체의 가시는 제거하고 하나님의 계시만 갖기를 원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이 두 가지 다 가지고 있어야 했습니다.
종탑 십자가 위에 있는 피뢰침이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잘 보여줍니다.
십자가의 계시와 피뢰침의 자연법칙이 공존하는 곳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겸손하게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우리가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