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나눔터
HOME > 나눔터 > 나눔터
머무는 곳에 꽃 피우라(고전7:17-34)
지금 나에게 주어진 조건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삶이 영적인 삶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이곳보다 더 나은 삶의 조건을 생각하고 이곳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는 자신을 상상하게 될 때가 많다. 주어진 조건이 어떠하든지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그 안에서 하나님과 함께 최선을 다할 때 하나님이 기뻐하는 삶을 살 수 있다. 건강을 잃은 분들이 병중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이제 다시 돌아보니 삶 전체가 거대한 은총이었다는 것이다. 지금의 삶이 인생의 끝자락에서 돌아보니 비로소 은총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언제 어느 곳에서 어떤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결론이 다른 것 같다. 인생의 끝자락, 신앙적으로 말하면 종말론적 시각에서 인생을 돌아보면 인생이 달리 보인다.
본문에 반복되는 구절이 “부르신 그대로 행하라”는 것이다. 17절, 20절, 24절에서 말씀하고 있다. 부르심을 받은대로 행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함께 해주시기 때문이다. 본문에 몇 가지 예가 나오는데 모두 만만치 않은 예이다. 18절에서는 할례자로서 부르심을 받고 예수 믿게 되었다면 할례자로서, 무할례자로서 부르심을 받았다면 무할례자로서 지내라고 한다. 지금 우리에게는 할례가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당시 유대인들에게는 죽고 사는 문제였다. 그러나 할례를 받느냐 안 받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다.(19절)
21절에서는 종으로 부름을 받고 예수 믿었다면 종으로서 그대로 행하고, 자유인으로 부름을 받았다면 그대로 자유인으로 행하면 된다고 한다. 노예로서 예수 믿었다면 그 신분을 벗고 자유인이 되기를 원할 수 있지만 그런 것에 과도하게 힘을 쓰지 말라는 것이다. 세 번째 예가 결혼 문제이다. 결혼 문제에 있어서 처지를 바꾸려고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한다. 결혼한 사람은 그대로 살고,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그대로 살라는 것이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에게 그대로 살라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다.
이 세 가지 예가 모두 만만치 않다. 할례를 받느냐 안 받느냐, 종이 되느냐 자유인이 되느냐, 결혼하느냐 안하느냐. 모두 함부로 할 수 없는 소중한 문제이지만 바울이 감히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바울이 인생을 종말론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머물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소중하게 보이는 것도 대수롭지 않게 되었다는 말이다. 바울은 높은 곳에 올라가서 인생을 보고 있다. 믿음의 눈을 높이 떠오르게 해서 땅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을 내려다 보고 있다. 바울은 24절에서 그것을 ‘하나님과 함께 거하는 것’이라고 한다. 즉 부르심을 받은 그 자리에서 하나님과 함께 부르심을 받은 그대로 살라는 것이다.
우리는 자주 인생의 역전을 꿈꾼다. 할 수 있다면 우리의 처지와 형편을 바꾸기 원한다. 그러나 하나님을 모시고 지금 주어진 자리가 부르심의 자리라고 믿고 그대로 행하는 것이 주님이 원하시는 뜻이다. 삶의 자리가 힘들고 곤고하여 어떡하든지 간에 여기서 탈출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그를 더욱 절망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주님과 함께 라면, 그 자리로 주님이 부르신 줄 믿고 최선을 다해서 주님을 섬기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바울은 인생의 끝자리에 자기를 세워놓고 이렇게 외치고 있는 것이다. 오직 주님을 위해서라면...그러면 요셉처럼 필요하실 때 그 처지를 바꾸어 주실 수도 있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지금 이 자리가 최선의 자리인 줄로 믿고 머물러 꽃피우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주님의 뜻이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