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에 대해서 교인들과 목회자의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교인들은 목회자가 독단적으로 일하는 것을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목회자는 대체로 그래야 된다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일부 교인들 가운데는 목회자가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해 주기를 바라는 분도 있기는 있습니다. 그러면 왜 목회자들은 자신이 교회 일을 독단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까요?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목회란 사람 뜻대로 되어서는 안되고, 하나님의 뜻대로 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을 가장 잘 안다고 여겨지는 목회자가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목회자의 설교 사역 때문입니다. 목회자가 교인들의 뜻을 받들어 설교하지 않습니다.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전하는 일이기에 하나님과 목회자 개인의 친밀한 관계속에서 이루어지는 독단적인 사역이 설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이 확장되어 다른 목회 사역에서도 목회자가 독단적으로 하는 것이 옳다고 여겨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도 두 가지 오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하나님이 목회자를 통해서만 뜻을 전해주신다고 믿는 오류입니다. 하나님은 기도하고 깨어 있는 사람을 통해서 뜻을 가르쳐 주십니다. 목회자가 제일 잘 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둘째, 목회자는 성경을 많이 알아서 항상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오류입니다. 목회자도 약한 사람이고 실수가 많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깨어 있는 교회 지도자들과 기도하는 성도들을 통해서 함께 하나님의 뜻을 찾는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면 모든 일을 교인들과 함께 평등하게 의논해서 결정해야 바른 것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을 원하지 않는 교인이 다수라고 하더라도 분명한 하나님의 뜻이 있다면 그길로 가야 합니다. 하나님이 가르쳐 주신 뜻에 대해서 동조하는 사람이 많든 적든 개의치 않고 하나님의 뜻으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목회자가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관계에서는 분명한 하나님의 뜻이 있어야 하고, 교인의 관계에서는 위임받은 한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목회자가 무조건 순종을 강조하는 것은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교인들의 의견은 존중하면서도 위임된 영적 양육의 권세를 가지고 설득해 나가면서 궁극적으로는 교인들이 순종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위임되지 않은 권세를 가지고 함부로 휘두르면 안되지만, 위임된 권세라고 해도 기도하면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칼은 칼집이 있을 때 비로소 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교인들은, 목회자가 사랑과 인내로 교인들을 존중하는 것을 기회로 삼아 목회자에게 상처를 주거나 하나님의 사역을 방해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 교회도 더욱 아름답게 성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