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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성경공부
2019.12.01 13:16

소금과 빛 (박완서)

조회 수 206 댓글 0

주님, 하필 왜 소금이 되라 하십니까.

저는 싫습니다

저는, 내가 나로 태어난 것에 보람도 느끼고 싶고, 또 나름으로 남의 눈에 띄는 뭔가가 되고 싶습니다.

될 수 있으면 남보다 우뚝 서서 칭찬도 받고 싶고 남들이 저를 부러워하거나 찬양하면 더욱 좋겠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빛나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존경도 받고 싶습니다.

꽃이고 싶고, 별이고 싶고, 나무이고 싶고, 파도이고 싶습니다.

세상 만물 하고많은 것 중에 하필 소금이라니요.

아무리 생각해도 소금이 되려고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우선 소금이 소금된 보람을 느끼려면 자기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숨어 있어야 하니까요.

모습이 드러나 소금버캐라도 앉아 보세요.

다들 그 음식은 먹어 보지도 않고 맛없다고 얼굴을 찡그릴 것입니다.

 

주님, 저는 주님처럼 소금이 될 자신은 없지만, 주님의 언행을 소금 삼아 간이 맞는 인간은 되려고 노력하겠으니 저더러 다시는 소금이 되라고는 마옵소서.

 

주님의 다음 말씀은 제 허영심에 딱 들어맞습니다

세상의 빛이라고 하셨죠?

촛불 정도의 빛만 된다고 해도 얼마나 근사한 일일까요.

겸손을 떨면서 숨으려 해도 당장 드러나고 말테니까요.

인류는 원초적 본능으로 빛이 없이는 목숨의 유지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빛 앞에 공구하고 빛한테 아양 떠는 걸로 종교의 시초를 삼았을 겝니다.

빛이 된다는 것은 만민이 우러르고 섬기게 된다는 뜻도 되거니와, 만인이 제 앞에서 자신을 비춰보고 부끄러워하게 될 것이라는 뜻도 되지 않을까요?

세상을 환하게 그리고 샅샅이 비추면서 어둠을 몰아낸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우쭐해지는 일입니다.

그러나 주님, 어떻게 빛이 되죠?

저더러 촛불이나 횃불, 등잔불처럼 제 몸을 태워 빛을 내라고는 마옵소서.

어떻게 태어난 인생인데 제 몸을 태우라 하십니까?

허나 아무리 찾아봐도 몸을 태우지 않고 빛을 발하는 물건은 눈에 띄지 않는군요

 

그렇다면 주님, 빛이 되는 것도 사양하겠습니다.

그 대신 제 언행이 주님의 빛을 기리며, 부지런히 따라 움직이는 해바라기가 되게 하소서.

금력이나 권력을 따라 움직이는 해바라기가 안되는 것만도 저로서는 얼마나 힘든 일인지 헤아려 주소서.  "차라리 해바라기가 되게 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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