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실패하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 실패하면 그 다음은 실패한 생각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몸부림치며 사는 것 같습니다.
김선경 작가는 <서른 살엔 미처 몰랐던 것들>에서 "실패해 본 적 없는 사람은 이제 곧 실패할 사람이다"라고 합니다.
작가는 실패를 하나의 매듭이라고 보면 좋겠다고 하면서 <빨강머리 앤>에서 나오는 한 대목을 인용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빨간 머리 앤>에서 앤은 대학 장학금이 걸린 시험을 보고 온 날 후련한 기분으로 중얼거린다.
'장학금이 누구의 것이 되던 조금은 상관이 없을 듯한 기분이야. 나는 최선을 다했거든. 노력의 기쁨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 열심히 해서 이기는 것 다음에 좋은 것은, 열심히 하고 지는 거야'
‘져도 내용이 괜찮으면 빨리 회복 된다’, '열심히 하고 지는 것'의 의미를 아는 이들은 삶의 단수가 높다. 인생은 승리하기보다 패배하기 쉽고, 희망보다 절망이 쉽고, 용기보다 두려움에 빠지기 쉽다. 예쁘기보다 못나기 쉬우며 도전보다 좌절이 쉽다. 그러나 그 사실을 인정하고 다시금 또 앞으로 나아갈 수만 있다면 더 이상 실패와 좌절이 두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나톨 프랑스의 말을 떠올리며 용기를 낸다. '나는 현명한 외면보다는 열정적인 실책을 더 좋아 한다'"
올해를 한 주 남겨 두게 되었습니다.
실패가 있더라도 또 하나의 매듭을 짓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열심히 하고 이기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고 열심히 하고서 지더라도 충분히 아름다운 삶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마더테레사가 노벨평화상을 받을 때, 한 기자가 빈정거리며 말했습니다.
"대기업은 수 만명의 사람들을 먹이고 살립니다. 그런데 당신은 고작 몇 십 명의 가난한 아이들을 먹여 살렸을 뿐입니다. 이런 큰 상이 부끄럽지 않습니까?"
마더테레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부르신 것은 성공하라고 부르신 것이 아니라 신실하라고 부르신 것입니다"(I didn’t call as to be successful but faithful)
하나님은 우리에게도 같은 말씀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성공을 목표로 살지 말고 신실함을 목표로 살아야겠습니다.
내년은 더욱 신실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