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새로 명명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많은 사람의 우려와 두려움 속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자연재해나 전염병이 유행할 때마다 교회는 이것이 하나님의 징계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중국이 선교사들을 내쫓고 기독교인을 박해한 것에 대한 하나님의 형벌이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한 사람도 망하지 않고 모두 구원받기를 원하시는 분이십니다.
1895년 청일전쟁 후에 두세 달 만에 서울에서 5천 명 이상이 콜레라로 죽었습니다. 처음에 기독교 신자들은 이것이 귀신 때문에 죽는 것이라고 여겨서 죽음 자체를 몹시 두려워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이것이 귀신이 아니라 세균감염으로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기독교인들은 두려움없이 담담히 죽음을 맞이하면서 천국의 소망을 가지고 죽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이 기독교로 개정하였습니다.
당시 정부는 콜레라 예방 규칙을 발표하고 선교사이자 제중원 의사인 에비슨을 콜레라 병원책임자로 임명했습니다. 많은 선교사 의사가 자원해서 이 일을 도왔고 희생자 수를 줄이기 위해서 위생 규정을 시행하고 세균론을 전파하기 위해서 애썼습니다. 사람들은 콜레라가 쥐 귀신이 몸에 들어와서 발병한다고 믿었습니다. 콜레라가 잠잠해지자 정부는 선교사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고종은 에비슨 의사등 선교사들을 포상하며 치하했습니다. 과학적 지식과 영적 지식의 균형으로 전염병의 어려움을 극복한 것입니다.
자연재해나 전염병이 발생하면 하늘의 뜻이라고 하고 불의한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말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누가복음 13장에서 실로암 망대가 무너져서 18명이 죽은 사고에 대해서 예수님은 그들의 죄가 더 특별했기 때문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재난이 심판이라는 것을 강력하게 부정합니다. 우리 이웃의 재난은 그들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회개를 촉구하고 고통받는 그들에 대한 사랑과 자비의 실천을 촉구하는 사건입니다. 이웃이 질병과 전염병으로 고통을 받으면 그들이 죄 때문에 병에 걸린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나의 죄 때문에 저들이 도리어 희생되었다고 여기고 그들의 치료와 회복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에 우한에서 돌아온 동포들을 아산과 진천 시민들이 환영한 배후에는 지역 목회자들의 간절한 호소와 노력이 있었다고 합니다.
올해 겨울, 미국에서 독감이 유행하여 8,000명 이상이 죽었습니다. 평년보다 많은 이들이 독감으로 사망한 것은 경제 침체로 인해서 노숙자와 가난한 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치명적 전염병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이고, 그들이 그런 위험한 상태로 계속 전염병에 노출된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일 수 있습니다. 전염병이 유행하면 과학적인 위생 체계를 확립하고 질병에 노출되기 쉬운 노약자와 가난한 자의 복지를 위해서 장기적으로 투자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는 나라가 되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