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란노 아버지학교 가정 회복 사역 팀장인 정회성씨가 쓴 “아버지 이제는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요”라는 책에 실린 한 대목을 소개합니다.
저자 정회성은 아버지에게 온통 얻어맞은 폭력의 기억만을 가지고 자랐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분노를 가지고 가정을 공포의 장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정회성은 친구 집을 방문했는데 자기 친구가 아버지와 씨름을 하면서 아버지의 배를 만지고 뒹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습니다.
세상에 이런 아버지도 있었구나--
그가 예수전도단에서 DTS 훈련을 받으며 아버지와의 관계를 해결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랑의 언어를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고 자란 그는 사랑의 표현을 위해 기도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자기 나이 스물세 살 되던 해 아버지께 전화를 드려, “아버지, 저를 낳아주시고 기도해 주신 것 감사합니다”고 하니까 아버지는 “그래 열심히 해라”고 대답하더랍니다.
그때 그는 다시 “아버지 오늘 꼭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하니까 “뭔데?”라고 했습니다.
기도하고 연습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간신히 용기를 내어 23년 만에 처음으로 “아버지, 사랑합니다”라고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말한 사랑의 고백으로 인해서 울고 감격했습니다.
그리고 그 고백과 동시에 마음으로부터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변화를 감지할 수 없는 채로 7년의 세월이 흘러갑니다.
어느 날 기도하다가 아버지를 한번 안아 드리고 싶다는 강한 갈망이 생겨났습니다.
그다음 부분을 책에서 인용하겠습니다.
[구정날 부모님 댁에 세배를 하러 가기 위해 집을 나서면서 오늘은 아버지를 안아 드리리라 결심했다. 부모님 댁에 도착해 세배를 드렸다. 아버지는 나에게 “이제 사역자가 되었으니 주안에서 사역을 잘하라고 격려해 주셨다. 그때 내가 아버지에게 ‘아버지, 아버지하고 꼭 한번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아버지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앉아 계시는 아버지와 내가 서 있는 거리가 불과 1.5M도 안되는데, 그 거리가 마치 요단강같이, 아니 홍해같이 멀게만 느껴졌다. 앞으로 뻗어져야 할 다리가 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 못하게 되면 나는 진정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속으로 강하게 다짐을 하고 용기를 내서 앉아 계시는 아버지에게 다가가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아버지를 꼭 껴안았다. 그리고 난 울면서 “아버지 사랑하고 감사해요”라고 말하고 아버지 품에 안겼다. 그때 하염없이 울고 계시는 아버지를 보았다. 나는 그때 아버지 역시 당신의 아버지에게 한번도 사랑의 안김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나를 안아주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의 품이 너무 좋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나도 좋았다. 옆에 계신 어머니도 울고 뒤에 있던 아내도 울고--그 곳은 울음바다가 되었다. 나는 거기서 천국을 경험했다. 그곳에는 아버지와 자녀사이에 어떤 불필요한 긴장감이나 어색함이 더 이상 없었다. 진정한 평안과 기쁨만이 충만했다.---최근에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중에 아버지 전화를 받았다. “아버지, 어디셔요?” “여기 마트다. 그런데 너에게 할말이 있다.” “뭔데요?” (한 동안의 침묵 후에 들려온 말은--)“회성아, 나 너 사랑한다” 그리고 아버지는 황급히 전화를 끊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