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된다는 것은 죄인이 된다는 것이다…
목사가 된다는 것은 죄인이 된다는 것이다.’
모 시인의 시 구절이 가슴에 와 꽂힙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나이 예순이 넘어 되돌아보니 모든 것이 실수투성이입니다.
부끄러운 자취만 남기며 살아왔다는 회한으로 얼굴을 들 수 없습니다.
결혼이 뭔지도 모른 채 결혼해 곱게 자란 한 여인을 본의 아니게 죽도록 고생시켰습니다.
아비가 될 준비도 없이 두 딸의 아비가 되어 살면서 자식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제대로 전수해 주지 못했습니다.
도리어 상처만 준 것 같습니다.
멋도 모르고 30년 넘게 목회를 한 지난날을 더듬어보니 성도들에게 ‘주님의 이름’이라는 명목으로 위로와 격려보다는 부담감과 죄책감을 더 많이 준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틈틈이 다윗의 참회가 담긴 시편 51편을 폅니다.
한 절 한 절 묵상할 때마다 십자가의 못이 되어 가슴에 박힙니다.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淨)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시 51:10∼11)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은혜로우신 주님 앞에서 울부짖는 것뿐입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시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마태 1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