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일생 중 가장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아내가 건강해진 것, 며느리와 사위를 본 것 등 행복의 조건이 많지만 행복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교회입니다. 좋은 교인들, 좋은 지도자들을 만나서 보람있고 열매 있는 목회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 너무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기 때문에 위기감을 느낍니다. 우리 교회는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잘 굴러가는 자리에 도달했습니다. 큰 실수만 안 하면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예수님을 주로 영접하고 세례를 받는 역사도 계속해서 일어날 것입니다. 한마디로 주님을 의지하지 않고서도 의적으로 부흥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위기감을 느낍니다.
죽어서 천국에 다녀왔다고 간증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들어보면 큰 목회를 하던 목회자들이 천국에서 별로 큰 상을 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정말 천국에 다녀왔는지 진위를 가릴 수는 없지만 성공한 목회자가 별로 상을 받지 못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님 없이도 부흥하는 교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날에 많은 사람이 나에게 말하기를 ‘주님, 주님, 우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고, 또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행하지 않았습니까?’ 할 것이다. 그 때에 내가 그들에게 분명히 말할 것이다.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물러가라’”(마7:22-23)
주님 없이도 능력이 나오고 성공적인 목회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또 사도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내 몸을 쳐서 굴복시킵니다. 그것은 내가, 남에게 복음을 전하고 나서 도리어 나 스스로는 버림을 받는, 가련한 신세가 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고전9:27)
그는 복음을 전한 후에 버림받을 것을 두려워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새벽기도를 할 때 자신을 성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씁니다. 사역의 동기가 잘못되지 않았는지를 살핍니다. 성공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주님의 뜻이라면 목숨을 내놓고 순종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주님이 포기하라 하시면 가정교회도, 교회도, 목회도 포기하겠다고 거듭 약속합니다.
목자와 성도들은 하나님 앞에서 많은 상을 받는데 담임 목사인 제가 상 없이 초라한 모습으로 서 있다면 얼마나 비참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