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HOME > 설교와칼럼 > 목회칼럼

조회 수 3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얼마 전 피부에 종양이 생겼는데, 혹시 암인가 싶어 의사를 보았습니다. 아내가 일하는 클리닉에 가니까 나이가 꽤 들어 보이는 의사가 친절하게 검진을 하고, 조직 검사를 하자고 했습니다. (나중에 악성이 아니라 양성으로 판명이 났습니다.) 집에 돌아와 어떤 할아버지 의사에게 검진을 받았다고 했더니 아내가 말했습니다. “그 의사가 아마 당신보다 나이가 아랠 거예요.”

 

얼마 전 우리 교회를 처음 방문하신 할머니와 새교우 실에서 식사를 나누었습니다. 연장자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자매라고 부르지 않고 모매님이라고 불러드렸습니다. (모매[母妹]는 어머니 같은 자매라는 의미) 나중에 알고 보니 이 할머니도 연배가 나보다 아래였습니다.

 

제 머리 속에는 그려져 있는 자신의 모습은 거울에 비춰지는 실제의 모습이 아니라 수십 년 전 자신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머릿속에 그려져 있는 자신보다 나이가 먹어 보이는 사람은 무조건 나보다 늙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착각에 빠지는 또 하나의 이유는 마음이 30대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로맨스 영화를 보면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여배우들이 아직도 예쁘게 보입니다. 감동적인 얘기를 들으면 눈물이 쏟아집니다. 아내와 가끔 부부싸움도 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60세 중반 노인이라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입니다. 얼마 산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인생의 황혼기에 들어갔나 싶어서 허무한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있습니다. 천국에 대한 소망이 없었으면 내가 얼마나 절망했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그러나 늙는 것이 서글픔의 대상만은 아닙니다. 좋은 점도 있기 때문입니다. 반응 속도가 느려지니까, 위기 상황하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역경을 당해도 쉽게 절망하지 않습니다. 어떤 역경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체득했기 때문입니다. 자녀들이 다 장성해서 부양의 의무가 없어지니까, 위험 부담이 있는 과감한 결정도 내릴 수도 있습니다. 많은 것을 듣고, 보고, 경험했기 때문에 지혜로운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시선이 천국으로 향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대한 욕망이 줄어드니까 자연스럽게 시선이 하늘로 향합니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이 자랑스러워하실 수 있도록 삶을 끝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에 집중하게 됩니다. 죽음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영원한 삶을 향해 가는 관문 정도로, 살포시 기다려지는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9 진정으로 성숙한 사람(최영기 목사) 이정률 2022.01.23 55
438 모자람의 위안 이정률 2022.01.16 49
437 포기해서는 안되는 싸움(최영기 목사) 이정률 2022.01.09 50
436 새해 소원 이정률 2022.01.02 65
435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 이정률 2021.12.26 61
434 진짜 하나님과 짝퉁 하나님 구별법 이정률 2021.12.19 45
433 방해를 받는 것에 대해서 이정률 2021.12.12 50
» 늙어감의 즐거움(최영기 목사) 이정률 2021.12.05 39
431 시선이 흔들리지 말아야 (최영기 목사) 이정률 2021.11.28 36
430 3일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이정률 2021.11.21 35
429 교회 지도자에 대한 오해 이정률 2021.11.14 43
428 사역의 우선순위(최영기 목사) 이정률 2021.11.07 34
427 밭을 핑계 대지 말고 씨 뿌리라 이정률 2021.10.31 38
426 왜 악습이 즉시 사라지지 않는가?(최영기 목사) 이정률 2021.10.24 33
425 세 가지 간증 이정률 2021.10.17 45
424 설교에서 깐다고 생각하지 말라(최영기 목사) 이정률 2021.10.10 69
423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이정률 2021.10.03 69
422 지옥은 보내는 곳이 아니라 가는 곳(최영기 목사) 이정률 2021.09.26 60
421 관계 중심의 삶 이정률 2021.09.19 26
420 길들여진다는 것 이정률 2021.09.12 44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29 Next
/ 29

교회안내

서울시 관악구 난향동 679-1 T. 02-856-4367 F. 02-867-4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