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속담에 "익숙한 것은 경멸을 낳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익숙한 환경, 익숙한 사람에게는 자기도 모르게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예수님도 고향 나사렛에 가서 무시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자주 범하는 실수가 이런 실수들입니다.
함께 자주 만나다 보면 너무 잘 안다고, 좀 편안한 관계라는 구실로 가까운 사람을 자기도 모르게 무시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각별히 조심하고 예의를 갖추다가도 좀 가깝게 되면 함부로 대할 때가 있습니다.
저도 나이를 약간 먹었는지 30, 40대 교인들까지도 가끔 어리게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말을 낮추고 함부로 대할 때가 있습니다.
너무 편하다 보니 절로 나오는 실수입니다.
교회 안에서 서로를 대할 때 좀 더 예의를 갖출 필요가 있겠습니다.
서로를 부를 때는 이름만 부르기보다는 가능하면 직분을 붙여서 부르면 좋겠습니다.
직분을 잘 모르면 그냥 "집사님"이라고 불러도 됩니다.
좀 나이 드신 분들은 무조건 "권사님"이라고 불러도 됩니다.
젊은 청년들에게는 "형제" "자매"라고 부르는 것이 좋습니다.
교회에 잘 나오다가 무슨 일인지 잘 보이지 않는 분을 우연히 만났을 때도 안 나오는 이유를 꼬치꼬치 캐묻지 마시고 그냥 "자주 만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체적인 이유를 말하기 곤란한 이유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표정도 더 밝고 환하게 말하면 그게 관심이라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을 '보시'(布施)라고 하는데 그중 가난한 사람들이 행하는 보시를 '안시'(顔施)라고 하더군요.
얼굴로 베푸는 자비라는 뜻입니다.
가진 것은 없지만 환한 얼굴로 상대를 만나는 것도 선물이고 자비라 할 수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들과 만나는 추석 명절입니다.
서로에게 예의를 갖추고 따뜻한 얼굴로 만나면 더욱 행복한 추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