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사계절로 말하고 수명이 여든 살이라고 하면, 인생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은 각 20년씩이 된다. 스물까지가 봄이고 마흔까지 여름, 예순까지가 가을, 그 이후는 겨울이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지금 나는 늦가을을 사는 셈이다.
좋은 시절이 지나간 것인지 모르겠지만 가보지 않은 남은 시절을 기대하고 있다.
‘리처드셀처’의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낙엽이 지는 시월이 되면 숲을 더 깊이 볼 수 있다”
풍성한 여름 숲은 그 안을 깊이 들여 볼 수 없지만, 가을에 지는 잎은 숲을 더 깊이 볼 수 있게 해준다.
밥버포드가 쓴 <하프타임>이란 책에 이런 문장이 있다.
“사람이 중년까지는 성공에 집착하는 삶을 산다. 그렇지만 중년 이후에는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하프타임이란 운동 경기의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의 시간을 말한다.
때로 어떤 경기는 전반전에서 고전하다가 하프타임을 지나서 후반전에 역전한다.
하프타임을 통해서 전반전과 후반전의 상황이 극적으로 달라지기도 한다.
운동 경기에서 하프타임은 경기의 중간 시간으로 정해져 있지만, 인생의 하프타임이 꼭 인생의 중간이 될 필요는 없다.
변화가 필요할 때 잠시 휴식하고 자기를 성찰하는 시간이 하프타임이다.
하프타임을 효과적으로 보낸 사람은 전반전과 전혀 다른 후반전을 맞이할 수 있다.
인생의 전반전은 성공지향적인 삶을 살아가지만, 후반전은 가치 지향적인 삶을 살아간다.
전반전은 성취를 향해서 뛰지만, 후반전은 의미를 찾아서 뛴다.
전반전은 양을 중시하지만, 후반전은 질을 중시한다.
전반전은 자기완성에 노력을 기울이지만, 후반전엔 다른 사람의 완성에 노력을 기울인다.
전반전은 어떻게 하면 내가 넉넉하게 살고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까에 신경 쓰며 살지만, 후반전은 어떻게 하면 의미 있고 보람된 인생을 살며 하나님께 인정받을 수 있는 삶을 살까 하며 산다.
누구에게나 이러한 하프타임의 전환점이 꼭 필요하다.
이번 가을이 여러분 인생의 하프타임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