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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낭비하지 말라(시126:1-6)
‘지나간 슬픔에 새 눈물을 낭비하지 말라’는 말은 영화 ‘신과 함께’에 나오는 대사이지만 본래 이 말은 영어 명언으로 알려져 있고 고대 그리스 시인 에우리피데스의 말이다. 눈물을 낭비할 수 있다. 씨앗을 골고루 뿌리지 않고 한군데만 다 뿌리면 분명 낭비되는 씨앗이 있을 것이다. 슬픔도 어떤 열매를 맺지 못하고 낭비하는 것이 될 수도 있지만, 본문의 순례자는 슬픔을 씨앗으로 여겨 땅에 심었고 결국 기쁨의 단을 거두었다.
순례자는 성전에 올라가면서 과거 이방 땅에서 포로 생활하던 때를 떠올린다. 그때 얼마나 고통스럽고 절망했는지 모른다. 이것이 우리 운명인 양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포로에서 풀려나 고향 땅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생각했다. 그런데 하나님이 큰일을 이루셨다. 다시 돌아오게 하셨다. 그때의 감격과 기쁨은 잊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또 한 가지 잊을 수 없는 것은 해방과 자유가 가만히 있다가 우연히 얻어진 일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돌이켜보면 그때 순례자는 눈물로 씨를 뿌렸다.
순례자는 기억하기를, 우리는 눈물을 자기 연민이나 분노 혹은 절망으로 낭비하지 않았다. 슬픔과 애통으로 씨를 심었다. 왜 우리에게 이런 고통을 주셔서 아픔을 주시나? 하나님이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나? 분노할 수도 있었고 자기 연민에 빠져서 절망하면서 눈물을 흘릴 수도 있었다. 그런데 순례자는 그때 눈물로 씨를 심었다. 눈물을 낭비하지 않고 씨앗으로 여겨 땅에 심었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순례자는 5절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당시 농부들은 비가 와서 씨앗이 발아될 것이 예상되는 그런 상황에서만 씨를 뿌린 것이 아니었다. 전혀 비가 올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도 씨앗을 뿌려야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 먹을 것이 없었지만 종자를 모아두었다가 눈물을 흘리면서 씨를 뿌렸다. 씨를 뿌리고 난 뒤에도 바뀌는 것은 없다. 그냥 흙만 있고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하나님의 기적 같은 역사로 비가 내리고 그로 인해 놀랍게 결실을 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 순례자의 상황은 씨를 뿌려도 결실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낙심하고 슬퍼하며 집안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밭에 뿌릴 씨앗을 메고 나가는 농부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지금 백성들이 많이 울어야 했다. 삶 자체가 무겁고 힘들고 그래서 틈만 나면 자꾸 눈물이 흘러나온다. 포로 시절을 떠올리면 아무런 희망이 없다. 그렇지만 눈물을 마냥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눈물을 가지고 씨를 뿌린다. 우리는 예수님이 다시 오시기를 기다리는 대림절 절기를 보내고 있다. 우리도 순례자처럼 성전에 올라가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코로나를 보내면서 우리도 포로기를 지내온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나라와 교회의 현실은 고통스럽다. 눈물이 난다. 그러나 고통스럽기 때문에 현실이 왜 이래? 교회가 왜 이 모양이야? 이게 나라야?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눈물을 가지고 씨앗을 심는 일을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 가운데 하나이다. 기도의 씨앗, 순종의 씨앗을 심으면 어느 날 기쁨의 단을 거두게 하실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중요한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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