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신학교 총장을 역임한 도널드 맥컬로우 교수가 쓴 “모자람의 위안”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부제가 “삶의 한계를 긍정하고 감사하는 법”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차례만 대충 보아도 이 책이 가르쳐 주고자 하는 교훈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몸의 한계 -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어질 때
관계의 한계 - 나는 완벽한 부모가 못 되었다
성취의 한계 - 이루어 놓은 일도 없이
도덕성의 한계 - 올해도 물 건너간 노벨 평화상
영성의 한계 - 내 초상화에 후광을 기대하지 말라
로맨스의 한계 - 장미꽃이 시들 때
섹스의 한계 - 반갑다 비아그라
자신감의 한계 - 어디 기댈 데 없나
돈의 한계 - 사회보장에 관한 갑작스런 의문들
책임의 한계 - 나 없이도 잘 돌아가는 세상
즐거움의 한계 - 사는 재미?
감각의 한계 - 가는 귀에 침침한 눈
시간의 한계 - 째깍째깍 인정사정 없는 초침 소리
책에서 말하는대로 과연 우리 삶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도 아닙니다. ‘하면 된다’고 하는 적극적 사고방식도 뭔가 불완전합니다. 저자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작은 죽음들과 인생의 끝에 경험하는 궁극적 죽음을 거쳐야만 마침내 부활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전하고 싶다고 합니다. 모자람은 우울한 것도 아니고 슬픈 것도 아닙니다.
모자람이야말로 소망의 기초이자 가장 심원한 기쁨의 근원이 됩니다. 모자람과 한계 때문에 겸손할 수 있고 의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는 공급이 없이는 한순간도 존재할 수 없는 의존적 존재입니다.
유리그릇에 초를 담아 촛불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한참 후에 촛불을 끄고 싶어 유리그릇의 뚜껑을 닫아보니 촛불이 조용히 꺼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산소가 중단되는 순간, 촛불이 꺼진 것입니다. 인간의 생명도 촛불과 같습니다. 하나님이 한순간 산소를 공급해주지 않으신다면, 하나님이 한순간 우리의 호흡을 멈추신다면 우리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결국 우리는 늘 모자람 속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매 순간 우리의 한계와 모자람을 인정하고 주님을 의지하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