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직분 맡는 것은 무척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저는 직분 맡을 자격이 없어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더러 계십니다.
모두 진실하고 겸손하신 분들입니다.
그분들 말씀대로 직분에 맞는 자격이 되실만한 분들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 직분을 맡고 계신 분들도 합당한 자격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입니다.
충성스러운 분도 계시지만 대개 간신히 직분에 맞춰 따라가고 있을 뿐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직분이 원래 이름에 맞는, 자격이 되는 분들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직분을 맡을만한 능력이 있는 분들을 세워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자격이 되거나 능력이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기도를 바꾸었습니다.
일단 세워 주시고 세워지신 분들에게 직분에 맞는 능력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미국의 어떤 목사님이 “능력에 맞는 사명을 구하지 말고 사명에 맞는 능력을 구하라”고 했던 말도 기억납니다.
그래서 “자격은 부족할지라도 그 직분을 감당 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을 그에게 주십시오”라고 기도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게 더 성경적 기도 같습니다.
하나님은 죄 많은 우리를 향하여 '성도'라고 불러 주셨습니다.
거룩한 삶을 살고 있기에 성도라고 하신 것이 아니라 마땅히 그렇게 살라는 의미로 그렇게 불러 주신 것입니다.
장로로 권사로 또 집사로 목자로 살기에 우리는 한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 직분에 맞는 능력을 달라고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해인 수녀가 '나를 키우는 말'이라는 시를 썼습니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되어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장로님! 권사님! 집사님! 목자님! 이라고 부를 때 그 부름이 아름다운 열매가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