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나눔터
HOME > 나눔터 > 나눔터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삼하 15:24-29)
내가 잘한 일임에도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혹 내가 잘못했지만 고통스러운 일을 당하면, 무조건 나의 옮음을 항변하고 싶을지 모른다. 다윗은 일생에서 가장 혹독한 시련을 맞이했다. 억울하고 비통한 심정일지 모른다. 아들이 아버지를 쫓아내고 왕위를 빼앗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천하의 패륜 자식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이미 나라의 판세가 아들에게로 기울어졌다. 다윗은 부하들과 함께 서둘러 왕궁을 빠져나왔다. 기드론 시내를 지나고 광야에 이르자 사독 제사장이 그곳에 언약궤를 미리 가져다 놓고 다윗을 기다리고 있다.
다윗이 회심의 미소를 지을만한 일이다. 경황이 없는 중에도 제사장이 할 도리를 다했다. 언약궤는 하나님의 임재와 능력을 상징하고 있다. 언약궤만 있으면 하나님이 우리 편이라는 것을 천하에 공포하는 것이기에 왕으로서의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 또 언약궤는 필요할 때 실제로 하나님의 능력이 발휘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쫓기고 있었기에 다윗이 그 언약궤를 보는 순간 무척 감격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언약궤를 보고 나서 보인 다윗의 반응이 놀랍다. “하나님의 궤를 성읍으로 도로 메어가라”(25절)고 했다. 잘한 일이라고 칭찬해줘도 부족할 판에 다시 갖다 놓으라고 한 것이다. 다윗은 무슨 생각으로 그런 결정을 한 것일까? 왕위를 아예 포기해서일까? 이어지는 말씀을 보면 다윗의 생각을 조금 알 수 있다. ‘만일 하나님의 은혜를 입으면 하나님이 언약궤가 있는 곳으로 나를 인도해 주실 것이다’ ‘혹 하나님이 나를 기뻐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것이 하나님의 선일 것이니 어쩔 수가 없다’(25-26절) 그러니까 지금 다윗은 다급하다고 해서 억지로 하나님을 내 편으로 끌어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자식이 아버지에게 그런 짓을 하는데 누가 보더라도 자식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도 다윗은 자신은 무조건 옳고 아들은 틀린 것이라고 하면서 하나님은 내 편일 것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다윗은 자신이나 부하들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것은 다윗이 자신의 성공과 목적을 위해서 하나님을 수단으로 이용하려고 하지 않겠다는 태도이다. 자신은 끝까지 하나님 편에 서겠다는 뜻이다. 나를 중심에 두고 내 편과 네 편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중심에 두고 무조건 하나님 편이 될 것이라는 다윗의 결심이다. 그래야 혹 하나님과 잘못된 관계가 있더라도 바로 잡아서 관계를 온전히 회복할 수 있다. 다윗은 언제나 하나님 편에 서려고 했다. 그의 일생에 잘못한 일도 많았지만 그는 자기를 돌아보고 회개하면서 다시 하나님과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다.
누가 보더라도 자식이 잘못했다고 하기 쉬운 상황인데 다윗은 자기가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기를 위해서 하나님을 이용하려고 하지 않는다. 언제나 하나님이 목적이다. 사순절 첫 주를 시작하면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자. 나는 하나님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나를 위해 하나님을 주술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아닌가?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고 내가 변화되어 가고 있는가? 인생이 힘들수록 우리는 하나님이 내 편이면 좋으리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하나님이 내 편이라고 하기 전에 내가 하나님과 함께하고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하나님의 힘을 이용하기 이전에 내가 하나님 앞에 바로 서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하나님 앞에 바르게 서 있는 자가 언약궤의 주인이 될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