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우물이 얼마나 깊은지 돌멩이 하나를 우물에 던져 보면 됩니다.
돌이 물에 닿는 데 걸리는 시간과 그때 들리는 소리를 통해서 우물의 깊이 정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자기 마음의 깊이도 다른 사람이 던지는 말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이 깊으면 그 말이 내 안에 들어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리고 울림과 여운도 깊습니다.
누군가 한마디 말에 금방 흥분하고 쉽게 반응한다면 아직도 내 마음이 얕기 때문일 것입니다.
얼마 전 신천지 교인과 몇 시간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별로 의미없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지만 그들의 몇 마디 말에 쉽게 흥분하고 흔들리는 제 모습을 보면서 아직도 얕은 제 마음의 깊이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비난의 말이나 경멸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는 깊고 풍성한 우물과 같은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고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고난주간을 맞이하며 십자가를 통해 깊은 우물 같은 주님의 마음을 생각해 봅니다.
기도하지 않고 잠자는 제자들을 향해서 ‘슬픔으로 인하여' 잠든 것이라고 이해해 주셨습니다.
군병의 귀를 다치게 한 제자에게는, 합당할 수 있지만 그래도 이것까지 참으라고 하셨습니다.
십자가 위에서는, 그들이 무슨 일인지 모르고 한 일이라며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셨습니다.
못 박힌 한 강도에게는 그가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묻지 않고,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부활하신 다음에도 제자들을 꾸짖거나 책망하지 않고 그들에게 평화를 기원했습니다.
십자가를 생각하면 주님의 깊이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용서와 인내 그리고 자비의 깊이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릴 뿐입니다.
다른 사람이 던지는 말이나 행동에도 깊은 울림과 여운으로 반응할 수 있는 깊은 마음의 우물이 되기를 소망하며 고난주간을 맞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