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되기는 쉬워도 부모 노릇하기는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버이 주일에 부모 됨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네 자식이 해주길 바라는 것과 똑같이 네 부모에게 행하라"는 유명한 철학자의 충고를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늘 자신 입장만 생각하고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니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어버이날 라디오에서 '어머님 은혜'라는 노래가 흘러 나왔습니다.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실린 노래인데 오랜만에 들으니 옛 생각도 나고 부모님 생각도 났습니다. 그 노래를 잠깐 소개하고자 합니다.
1절 /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 나는 나는 높은 게 또 하나 있지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님 은혜 / 푸른 하늘 그 보다 더 높은 것 같애.
2절 / 넓고 넓은 바다라고 말들 하지만 / 나는 나는 넓은 게 또 하나 있지
사람 되라 이르시는 어머님 은혜 / 푸른 바다 그보다 더 넓은 것 같애
이 노래는 음악교과서에 2절까지만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원래 이 노래는 3절까지로 되어 있었습니다. 3절이 음악 교과서에 실리지 않은 것은 3절에 기독교 신앙이 담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3절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3절 / 산이라도 바다라도 따를 수 없는 / 어머님의 그 사랑 거룩한 사랑
날마다 주님 앞에 감사 올리자 / 사랑의 어머님을 주신 은혜를
여기서 어머니의 거룩한 사랑을 날마다 주님 앞에 감사를 드리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사랑의 어머님을 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자고 했습니다. 이런 가사를 일반 교과서에 실을 수 없었기에 2절까지만 실었던 것입니다. 이 노래는 윤춘병 목사님이 가사를 쓰고 한국 찬송가 역사에서 크게 쓰임을 받았던 박재훈 목사님이 작곡한 것입니다. 기독교 역사에서 자랑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어머니 날을 지킨 것도 기독교에서 시작한 것입니다.
교회는 1930년부터 어머니주일을 지키기 시작했고 그 후 25년 뒤 1955년 5월8일 국가적인 어머니날이 제정되었습니다. 이 날을 어머니날로 지키기 시작하니 남자들은 왜 어머니날은 있는데 아버지 날은 없느냐고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남성중심사회여서 일년이 다 아버지날인데도 어머니날 하루 정하는 것도 못마땅했던 것입니다. 어머니주일을 어버이주일로 바꾼 것도 교회가 먼저 시작했습니다. 1960년도부터 교회는 어버이주일로 지키기 시작했고, 국가적으로는 1974년부터 어머니날을 어버이날로 개정해서 오늘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어버이날은 기독교 신앙이 녹아져 있는 날입니다. 어버이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어버이에게도 사랑을 전하는 날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