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라 하셨다. 이 요청 속에는 아버지의 뜻이 이 땅에서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전제가 들어 있다. 흔히 우리는 하나님의 뜻은 어차피 이루어질 일인데 우리가 굳이 기도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때가 있다. 하나님이 전지하신 분이고 선하신 분이기에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하나님이 알아서 해주실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굳이 우리가 기도하지 않아도 하나님의 선한 뜻이라면 이루어지지 않겠느냐고 한다.

사실 그런 분은 기도가 무엇인지 모른다. 기도란 하나님이 우리에게 어떤 일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영향을 미치도록 허용해 주시는 신비한 특권이다. 파스칼은 하나님이 기도를 만드신 목적은 피조물에게 어떤 일을 유발하는 존재로서의 특권을 부여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 특권은 피조물에게 주신 존엄함이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무엇이든지 너희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마18:18)

그래서 하나님의 뜻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는 사람은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바울은 고전3:6, 9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 바울은 심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다. 그랬더니 하나님은 자라게 하시는 일을 하셨다. 바울과 아볼로는 심고 물을 주면서 이 묘목이 잘 자라도록 기도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말씀 다음 구절에 바울은 감히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들이요 너희는 하나님의 밭이요 하나님의 집이니라”고전3:9

하늘에서 이루어진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해달라는 기도를 통해서 우리도 하나님의 동역자가 될 수 있다. 하나님은 기도하고 일하는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의 일을 이루어 가신다. 기도자는 단지 하나님의 뜻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요청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기도하는 나를 통해서 이 일이 이루어지기를 간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기도는 하나님의 일에 우리를 동참시키고 우리를 주님의 진정한 파트너가 되도록 초청하시는 부르심이라 할 수 있다.

기도하는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진 사례는 성경에 많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건이 엘리야의 기도이다.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비를 내리겠다고 약속하였다. “많은 날이 지나고 제삼년에 여호와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너는 가서 아합에게 보이라 내가 비를 지면에 내리리라”(왕상18:1) 그런데 비가 내리기까지 엘리야는 갈멜산 정상에서 일곱차례 기도하였다. 바다 끝에 손바닥만한 구름이 떴을 때 이제 하나님이 일하시구나 하는 것을 알고 기도를 멈췄다. 엘리야는 내가 하나님과 함께 일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하나님은 오늘도 당신의 뜻을 이루어가도록 기도하는 사람을 찾고 있다.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는 사람은 자신을 통해서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몰라서 고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분명히 가르쳐 주신 하나님의 뜻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다. 여기에 비추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