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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돌려서 인도하시는 이유(출14:13-22)
지금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 홍해 바다가 있고 뒤에 애굽 군대가 쫓아 오고 있다. 진퇴양난이다. 하나님께서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셔서 그들이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원래는 가장 빠른 길인 북쪽 해변 길을 통해 가나안으로 가려고 했다. 그 길은 바다를 건너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하나님이 갑자기 홍해로 돌려서 인도하셨다. 바로는 이스라엘 백성의 행군 경로가 바뀌자 그들이 홍해에 갇힐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여 추격을 결심한다. 애굽 군대가 가까이 다가오자 이스라엘 백성은 어쩔줄 모르고 심히 두려워한다. 원망하고 탓한다.
그러면 하나님은 왜 이스라엘을 이곳 외통수로 인도하셨을까? 출13:17에서 “이 백성이 전쟁을 하게 되면 마음을 돌이켜 애굽으로 돌아갈까”하는 염려 때문이라고 하셨다. 이 말은 이스라엘 백성이 오합지졸이라 블레셋과 싸울 준비가 되지 않아서 그랬다는 뜻일까? 만약 그렇다면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홍해로 건너게 하시고 광야에서 40년을 보내게 하신 목적이 그들을 강하게 만들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다. 약하지만 약하기 때문에 하나님을 의지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훗날 그들은 강한 군대가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도와주지 않으시면 우리는 이 싸움을 싸울 수 없습니다’ 하는 고백을 하였다. 사실 고난이 우리를 강하게 만들지 못한다. 하나님은 고난을 통해서 우리를 강하게 연단 하는 것이 아니라 강함이 되시는 주님을 의지하도록 하시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그런 점에서 아직 하나님을 의지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좀 멀지만 돌아가게 하여, 내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건지시고 도우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하게 하여 하나님을 좀 더 의지하도록 연단 시키는 것이다.
적군이 쫓아오고 홍해가 가로막혀 모두 두려워하고 있을 때 모세는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14-15절)고 하였다. 홍해를 빨리 갈라지게 해서 백성들이 건너가게 하시면 두려움이 없었겠지만 홍해가 그대로 이기에 두려움이 가시지 않는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손을 내밀어 홍해를 갈라지게 하셨지만 홍해가 한번에 즉시 갈라진 것은 아니다.
21절에서 “큰 동풍이 밤새도록 바닷물을 물러가게 하시니 물이 갈라져”라고 했다. 동풍이 밤새도록 불었다. ‘밤새도록’이면 8시-10시간 정도 바람이 계속 불었다는 뜻이고 홍해는 조금씩 갈라졌다는 뜻이다. 백성들이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면서 계속 기다리도록 연단 하신 것이다. 두렵지만 하나님이 일하심을 보면서 기다릴 수 있게 하시는 것이다. 더구나 동풍이 불었다고 하니까 서쪽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물이 조금씩 갈라지는 것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건너편 동쪽에서부터 물이 갈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이 보지 못해도 하나님은 그때 일하고 계셨다. 단지 그들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주님은 변화가 보이지 않아도 지금 하나님이 일하고 계신다는 것을 믿으라고 가르쳐 주신다. 오랫동안 기도하지만 변화가 보이지 않고 더 나빠지게 보이는 상황도 있다. 하나님이 나를 잊으셨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내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하나님은 지금도 일하고 계신다. 하나님의 일하심은 언제나 현재형이다. 두렵지만 신뢰하면서 조금만 더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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