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한해 절반이 지나갔습니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고, 지금 어디에 있는지 한번 쯤 돌아볼 시간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마음이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초심이고, 둘째는 열심이고, 셋째는 뒷심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마음이 ‘초심’입니다.
‘초심’은 ‘열심’으로 이어지고 ‘초심’을 잃지 않아야 ‘뒷심’도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초심’을 지켜서 ‘열심’으로 이어가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리 마음은 주변 환경에 금방 익숙해지고 적응하기 때문입니다.
최인호 작가의 글에서 본 한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젊은 사제가 한 성당을 책임지는 본당 사제가 되었습니다.
짐을 챙겨서 길을 떠나려고 하는 사제 아들에게 어머니가 작은 보퉁이 하나를 건넵니다.
어머니는 부임지에 가서 풀어 보라고 하셨습니다.
아들 사제는 도착한 후 짐을 다 정리하고 어머니에게 받은 보퉁이를 풀어 보았습니다.
그 안에는 아주 작은 아기가 입는 옷, 이미 빛이 바래서 누렇게 변한 배내옷이 있습니다.
그리고 낯익은 어머니의 글씨로 쓰인 편지 한 통이 들어 있습니다.
"이 옷은 신부님이 태어나면서 입었던 배내옷입니다.
이제 신부님은 한 성당의 신자들을 맡아 돌보셔야 할 분입니다.
성당의 신부님은 모든 신자가 우러러보고 따르는 크고 넓고 높으신 분입니다.
그러나 신부님, 신부님도 태어날 때는 이렇게 작으셨습니다.
이렇게 어렸습니다.
나도 예전에는 이렇게 어리고 작았다는 마음을 잊지 않으시고 언제나 작은 신부님, 낮은 신부님이 되어 주십시오.
그렇게 신자들과 함께 하시기를 믿으면서 저도 늘 기도하겠습니다"
초심을 생각할 때마다 늘 떠오르는 이야기입니다.
누군가 초심은 전등이 아니라 촛불과 같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늘 가꾸고 지켜 가야 할 마음’이라는 뜻입니다.
처음 마음을 잊지 않고 남은 절반도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