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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앞에 나아와 진실하게 말하는 것이 믿음이다(막9:14-29)
믿음이 무엇일까? 주님을 믿는다는 말은 무엇을 믿는다는 뜻일까? 믿음이라는 말은 그 단어가 쓰이는 상황과 문맥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믿음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면 어떤 상황에서 그 단어가 쓰이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는 믿음이라는 단어를 너무 획일화해서 사용하고 있다. 대체로 믿음이란 자기 확신하고 같은 뜻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좋은 믿음이라면 당연히 의심이 없어야 하고 갈등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문은 믿음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예수님이 산에 올라갔을 때 산 아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다. 한 아버지가 귀신 들린 아들을 데리고 와서 제자들에게 귀신을 쫓아내 달라고 요청하였지만 제자들이 할 수 없었다. 서기관과 제자들 사이에 변론이 일어나고 그사이 예수님은 산에서 내려오셨다. 귀신들린 아이 아버지는 예수님에게 달려가서 “무엇을 하실 수 있거든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도와주옵소서”라고 도움을 간구했다.
예수님은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는 유명한 말씀을 하셨다. 아버지는 이 말을 듣고 잠시 좌절했을 것 같다. 우리처럼 신앙생활 오래 한 사람도 이런 말씀을 들으면 주눅이 든다. 기도 응답받지 못한 것이 다 내 믿음의 부족이라 여기며 자기를 탓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아버지는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 아버지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자기에게 그 믿음이 없음을 알고 어쩔줄몰라했던 것 같다.
아버지는 믿음이 없는 사람이지만 믿고 싶으니까 지금 도와 달라고 기도하였다. 그는 스스로 믿음이 없다고 여길만한 초라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초라한 믿음이지만 그는 그런 의심하고 갈등하는 작은 믿음을 가지고 예수님 앞에 나아와서 진실하게 고백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나의 믿음 없음을 도와주소서. 아버지는 자기에게 믿음이 없음을 인정하였다. 그렇지만 주님이 나를 도와달라고 요청하였다. 예수님은 아버지의 이 요청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아들에게서 귀신을 내 쫓아주셨다. 예수님이 받으시는 믿음이란 하나의 의심이나 갈등도 없는 믿음이 아니라 믿음이 없어도 그 사실을 인정하고 주님에게 도움을 구하는 믿음이다.
주님 믿음이 필요합니다. 믿고 싶습니다. 그러나 내 힘으로 믿어지지 않습니다. 내 힘으로 이 믿음의 강을 건너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주님이 도와주세요. 이것은 주님을 의지하는 것이다. 아버지에게는 예수님이 요청한 믿음은 없었지만 자기의 부족한 믿음을 예수님이 도와주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주님에게 도움을 구하고 주님을 의지한 것이다. 반면에 제자들은 주님을 의지하는 기도가 없었다. 아마 예전에 귀신을 내쫓을 수 있었고 그런 방식으로 하면 이번에도 귀신을 내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귀신을 내쫓는 교리 같은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여겼을지 모른다. 그러나 믿음은 교리에 대한 동의가 아니라 주님을 의지하는 것이다.
교회에 오래 나오고 설교를 들어도 믿음이 생기지 않으면 우리는 어쩔 수 없다고 여기고 그렇게 살거나 아니면 믿음이 있는 척이라도 하면서 체면을 세우려고 한다. 우리에게도 이 아버지의 믿음이 필요하다. 주님 앞에 나와서 믿음없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주님을 의지하는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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