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사냥을 하러 깊고 울창한 숲에 들어갔다. 하지만 하루 종일 달려도 좋은 사냥감을 발견하지 못했을뿐더러 숲에서 나오는 길마저 잃었다. 수행원들과도 멀리 떨어지게 되었고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왕궁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을 수 없었다. 목이 말라오고 심한 공복감에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들었다. 극심한 피로와 배고픔으로 몸이 무너져 내리기 직전 오두박 한 채를 발견했다. 마지막 남은 기운을 내어 오두막에 다가가 보니 안에는 부족민이 살고 있었다. 너무도 반가워 왕은 문을 두드리고는 그 부족민에게 물과 음식을 좀 달라고 부탁했다.
부족남자는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었다. 그는 왕을 자신의 작은 오두막 안으로 안내해 의자에 앉히고 야생 열매들과 물을 가져다 주었다. 그런 다음 정성껏 음식을 요리해 왕에게 내놓았다. 갈증과 허기에 지쳐 있던 왕은 서둘러 음식을 먹은 뒤 편안하게 누워있다가 이내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깬 왕은 기운이 났고 활기를 되찾았다. 그는 부족민에게 거듭 감사해하며 왕궁으로 돌아가는 길을 물었다. 그리고 헤어지기 전에 말했다. “나는 이 나라의 왕이다. 그래의 친절함과 환대에 감동했다. 그대의 도움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내 소유의 백단향 숲 한 곳을 그대에게 주겠다. 며칠 후 왕궁으로 오라.”
며칠 후 부족 남자가 왕궁으로 찾아왔고, 왕은 약속대로 그에게 백단향 숲의 소유권을 건네주었다. 부족 남자는 백단향 나무의 특성이나 중요성, 가치를 전혀 알지 못했다. 그의 눈에는 그냥 평범한 나무일 뿐이었다. 그는 백단향 나무를 베어 불에 태워서 숲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숲을 시장에 내다 팔아 먹고 살았다.
그 일이 오랜 기간 지속되었다. 마침내 한 그루를 제외하고는 모든 백단향 나무가 숯으로 사라졌다. 그가 마지막 남은 한 그루 나무를 베려던 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는 며칠 동안 계속 내렸고, 나무가 온통 비에 젖었기 때문에 부족 남자는 숯을 만들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무 자체를 그냥 내다 팔기로 결정했다.
그는 백단향 가지들을 여러 단으로 묶어 왕궁 앞 시장으로 향했다. 그가 나뭇단들을 내려놓자 시장 전체가 백단향 향기로 진동했다. 백단향 나무 다말의 매혹적인 향기에 이끌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에워쌌다. 시장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신기해하며 백단향을 사고 싶어했다. 부족 남자는 곧 매우 좋은 가격에 백단향 나무 다발 모두를 팔았고, 똑같은 나무로 만든 숯보다 비교가 안될 만큼 정도의 많은 돈을 벌었다. 지금까지 값비싼 백단향을 숯으로 만들어 싼 가격에 판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았지만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 자신의 무지로 인한 행동을 후회하고 자신을 비난해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백단향 나무의 원산지는 인도이며 고대로부터 동서양의 신성한 의식에 사용될 만큼 깊고 은은한 향을 가진 나무이다. 그만큼 귀한 나무이다.
우리 삶도 이 이야기의 백단향 나무가 아닐까 싶다. 귀하고 귀한 삶이지만 우리는 이 삶의 가치를 모르고 그저 아무렇게나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또 우리의 삶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또 우리의 삶을 너무 무지하게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그런 질문을 들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우리의 삶이 값비싼 백단향 나무와 같이 되기를 원한다. 이야기에 등장한 부족 남자처럼 자신의 어리석음을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원한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축복 속에서 귀한 삶임을 다시 한번 깨닫기를 간절히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