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끝에 서게 되었다. 한 해를 돌아보면서 꼭 한 가지 붙잡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하나님의 사랑이다. 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그 사랑은 연초나 연말이나 언제나 변함이 없고 지금도 우리에게 쏟아지고 있다. 호세아서는 이런 하나님의 사랑을 그림처럼 선명하게 보여준다. 1절에 보면 하나님은 우리를 부르시는 분임을 알 수 있다. “이스라엘이 어렸을 때에 내가 사랑하여 내 아들을 애굽에서 불러냈거늘”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종살이할 때 불러내셨다고 한다. 이 한 구절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째, 이스라엘이 어렸을 때 불러내셨다고 하는 점이다. ‘이스라엘이 어렸을 때’라고 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나이가 어렸을 때라는 뜻이 아니다. 나이가 어리면 아이가 예쁘고 귀엽다. 여기서 어릴 때는 귀엽고 예쁠 때가 아니고 무능할 때, 무가치할 때,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하나님에게는 이스라엘 자체로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때이다. 우리도 사람을 찾고 부를 때가 있다. 나에게 도움이 되고 유익하니까 사람을 부른다.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을 일부러 찾지는 않는다. 그런데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부를 때는 그들이 별로 도움이 안되고 무가치할 때 부르셨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별로 도움이 안되는 그들을 어렸을 때 부르셨는가? “이스라엘이 어렸을 때 내가 사랑하여”라고 했다. 한마디로 사랑했기 때문에 부르셨다고 한다. 사랑했다고 하면 다른 어떤 이유도 필요가 없다.

둘째, 이 부르심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어렸을 때 부르신 것이 하나이고 또 하나는 아들로 삼기 위해서 불렀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이 어렸을 때에 내가 사랑하여 내 아들을” 마음으로 사랑하고 애틋한 감정을 가지는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이집트 왕 바로 아래에서 노예로 살던 사람을 사랑하여 부르셨는데 그 이유는 이집트 왕 바로보다 더 크고 위대하신 분이 친아들로 삼기 위해서 부르셨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너는 내 아들이라고 이미 정해놓고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부르심을 이스라엘이 잘 몰라준다. 그래서 그들은 “부를수록 그들은 점점 멀리하고”라고 했다. 부모되기가 어려운 것은 자식이 부모의 마음을 몰라주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떡 한 덩어리를 주면 영혼을 팔 수 있는 노예로 살았다. 이제 그들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살도록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아야 하는데도 하나님의 마음을 잘 몰라준다. 노예 생활 오래 해서 그런지 이스라엘 백성들 마음에 문제가 생겼다. 마음이 병든 지체아와 같다. 아무리 노력해도 부모와 교감이 안 된다. 점점 도망가는 이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8절에서는 하나님이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고 하신다. “내가 어찌 너를 놓겠느냐...내가 어찌 너를 버리겠느냐” 이 백성들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 4절에 있는 말씀처럼 사랑의 줄로 꽁꽁 매고 그들을 놓치지 않겠다고 하신다.

한 해를 돌아보면 우리가 하나님의 마음을 잘 모르고 보냈던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해서 특별히 우리 삶이 달라진 것도 없다고 할지 모른다. 그런데 예수 믿고 달라진 가장 큰 변화는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셔서 사랑의 줄로 묶어 주신 것이다. 이 줄은 누구도, 그 무엇도 끊을 수 없다.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8:3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