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석헌 선생은 <뜻으로 본 한국역사> 라는 책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이마 위에 깊은 주름살이 갈 때 마음속에 깊은 지혜가 생기고, 살을 뚫는 상처가 깊을 때 영혼에서 솟아오르는 향기가 높다.”
한 해를 돌아보면 영육 간에 아픔만 남고 상처 자국만 선명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모릅니다.
기분 좋았던 일은 금방 잊혀졌지만 아픔을 준 일은 오래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지나간 일들이 깊은 지혜가 되고 이런저런 일로 생긴 마음의 생채기는 영혼의 향기를 더 진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비행기 조종사에게 한 학생이 물어봅니다.
‘혹시 하늘에서 비행기 엔진이 고장나면 어떻게 됩니까?’
‘자동차가 고장 나면 길에 서면 되는데 비행기는 하늘에서 설 수도 없지 않습니까?’
비행기 조종사는 ‘비행기는 엔진이 하나가 아니라 보조 엔진이 있어서 하나가 꺼지면 다른 엔진이 돌아간다’고 친절하게 설명했습니다.
신자에게도 두 개의 엔진이 있습니다.
육신의 엔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엔진도 있습니다.
그래서 육신의 엔진이 고장 나고 꺼지더라도 영혼의 엔진은 멈추지 않고 돌아갑니다.
비행기 엔진은 하나가 고장이 나야 보조 엔진이 돌아가지만 신자는 두 개의 엔진이 계속 돌아가고 있습니다.
사실은 육신의 엔진이 시들해지고 꺼져야 영혼의 엔진이 더 강력하게 작동합니다.
고난의 자리에서 육신의 엔진이 시들해질 때 우리는 비로소 내가 또 다른 엔진을 소유하고 있음을 깊이 체험하게 됩니다.
다니엘 고틀립이라는 작가가 “벼랑 끝으로”라는 시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벼랑 끝으로 오렴
안 돼요 무서워요
벼랑 끝으로 오라니까
안 돼요 떨어지잖아요
벼랑으로 오렴
마침내 벼랑으로 가니
그가 나를 밀었다
그때! 나는 날아올랐다.
벼랑 끝에 서기 전에는 우리에게 날개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자주 우리를 벼랑 끝으로 초대하십니다.
영혼의 엔진으로 더 높이 힘차게 날개짓 할 수 있음을 가르쳐 주십니다.
올 한해 그런 비상을 가르쳐주신 하나님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