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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굴의 기도(잠언30:7-9)
설 명절 기간에 아굴의 기도를 한번 묵상해 보면 좋겠다. 잠언에 나오는 유일한 기도문이다. 아굴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2-3절에 보면 굉장히 겸손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비하면 짐승이라 내게는 사람의 총명이 있지 아니하니라 나는 지혜를 배우지 못하였고 또 거룩하신 자를 아는 지식이 없거니와” 아굴은 자신이 욕망으로 가득 찬 미련한 존재라는 것을 고백한다. 진정으로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은 이렇듯 자기를 부정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부족하기에 주님을 의지하고 도움을 구합니다 하고 기도할 수 있다.
아굴은 “내가 죽기 전에 내게 거절하지 마시옵소서”(7절)라고 하면서 기도했다. 내가 죽기 직전에 한번 응답해 달라는 뜻이 아니다. 한번 드리는 임시적인 기도가 아니라 평생 매일 구하는 기도라는 뜻이다. 그는 일생에 무엇을 바랬는가?
첫째,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아굴은 인간이 얼마나 연약한지 알고 기도한다. 인간은 자칫 잘못하면 미혹에 빠지거나 욕심에 빠져서 헛된 것에 자기 인생을 쏟아부을 수 있는 어리석은 존재다. 하나님도 헛된 일에 빠지는 인간을 안타까워하셨다. “너희가 어찌하여 양식이 아닌 것을 위하여 은을 달아 주며 배부르게 못할 것을 위하여 수고하느냐”(사55:2) 사는게 모두 사는게 아닐 수 있다. 허무한 인간이 헛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영원하신 주님께 기도해야 한다.
둘째,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게 해달라’(8절)고 기도했다. 첫 번 째 기도가 정신적 가치를 위한 기도라고 하면 두 번째 기도는 물질적 가치를 위한 기도이다. 가난하지 말게 해달라는 것은 이해되지만 부하게 하지 말아 달라는 기도는 이해하기 어려운 기도다. 왜 아굴은 부자가 되지 말게 해달라고 기도했는가? 9절에 그 이유가 나온다.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부유함 때문에 하나님을 잊어버리게 할까 봐 그랬다는 것이다. 부자가 된다고 해서 모두 하나님을 잊어버리는 것은 아니다. 물론 가난하다고 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혹시 그럴지도 모를 가능성을 열어놓고 그는 두려워하면서 기도한다.
바울은 딤전 6:6에서 “지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이 큰 이익이 되느니라”고 했다. 이 말씀을 거꾸로 해석하면, 지족하는 마음이 없으면 경건에도 이익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굴은 부자가 되어 하나님에 대한 경건이 무너질까봐 조심하면서 기도하는 것이다. 아굴은 부 자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부로 인하여 하나님에 대한 경건이 무너질까 두려워한다. 아굴은 인간이 물질을 초월하기 어려운 존재라는 것을 알고 이렇게 기도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결심이나 훈련만으로 물질에 대한 욕심을 버리기 어렵다.
예수님은 부자가 하늘나라 들어가기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지나가는 것 보다 어렵다고 했다. 이 말씀을 듣고 제자들이 발칵 뒤집혀졌다. 부자는 하늘나라에 못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때 예수님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으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하실 수 있느니라”(마19:26) 예수님은 사람이 물질욕을 극복할 수 없다고 단언하셨다. 그것이 타락한 인간의 한계다. 그러나 하나님은 하실 수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하나님을 의지하고 도움을 구하면서 이렇게 기도하는 것이다. 설 명절에 우리 모두의 기도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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