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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을 기억하여 지키라(출20:8-11)
안식일을 지키라는 계명을 우리는 예배드리라는 계명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원래 안식일을 지키는 것은 예배드리는 것이 아니고 하던 일을 멈추는 것입니다. 하던 일을 멈추고 그냥 쉬라는 뜻입니다. 굉장히 특이한 명령입니다. 고대 근동의 종교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다른 종교에서 이것과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고대 사회는 성실과 근면을 최고 가치로 여겼습니다. 일반적인 종교라면,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거나 부지런해야 한다고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일하지 말고 쉬라 하시고 심지어 쉬지 않고 일하므로 안식일을 범하면 그 사람은 반드시 죽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날을 더럽히는 자는 모두 죽일지며 그날에 일하는 자는 모두 그 백성 중에서 그 생명이 끊어지리라” (출31:14)
우리 상식에 쉬는 것은 어디까지 쉬는 것이지 쉬지 않았다고 죽이는 것은 너무 과합니다. 나중에 안식일을 범한 것 때문에 나라가 멸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진단하는데 당혹스럽습니다. 안 쉬면 죽인다고 하니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계명을 엄중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 하나님은 이런 엄중한 계명을 주신 것일까요? 11절에 의하면 하나님이 엿새 동안 세계를 창조하고 일곱째 날에 쉬셨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이 6일간 일하셔서 피곤하여 쉬신 것이 아닙니다. 6일간 열심히 일하셨기에 보상으로 제7일이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다음 6일간 노동을 위해서 힘을 축적하고 보충하는 날일까요? 아닙니다. 하나님은 무엇을 ‘함’으로써 가치 있는 분이 아니라 그 존재 자체로 가치 있는 분이십니다. 노동을 통해서 무엇을 만들어 내고 획득하여 자신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통해서 하나님의 자신 됨을 드러내셨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너희도 나처럼 그렇게 하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이 사회에서 무엇을 ‘함’으로써 무엇이 ‘되는’ 존재입니다. 내 존재의 가치는 내가 이루어 놓은 업적이나 성취를 통해서 평가됩니다. 그래서 나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쉬지 않고 일하고 끊임없이 생산하여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조금 전까지 이집트 노예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이집트 공사 감독들로부터 수없이 채찍을 맞으면서 노예 노동을 해왔습니다. 그들은 부단히 일함으로 자기의 생산성을 입증하며 살아왔습니다. 무엇이라도 해놓아야 떡 하나라도 더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가치관으로 살아온 그들이 노동을 멈추고 쉬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었습니다. 일하지 않으면 큰일 날지 모른다는 압박을 받고 내 생존이 노동에 달려 있다고 여기고 살아왔습니다. 이들에게 쉬라는 것은 내 삶이 노동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내 업적이내 생산성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에게 달려 있음을 고백하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쉬셨으니 너희도 쉬라고 하는 것은 하나님이 있는 그대로 나를 받으시고 나를 기뻐하시고 나라는 존재 자체를 좋아하시기 때문에 뭔가 이루지 못해도 하나님의 기쁨의 대상이라는 것을 알고 그 사실 안에서 쉼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이 안식은 혼자 누리는 안식이 아닙니다. 10절에서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가축이나 네 문안에 머무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하나님이 너희를 쉬게 하셨으니 너희도 남을 쉬게 하라는 뜻입니다. 안식일은 나의 쉼이 아니라 너의 쉼 즉 종들의 쉼, 가족의 쉼, 동물의 쉼에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집트에서 바로는 자기가 더 많이 쉬기 위하여 다른 사람을 쉬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너희가 남에게 쉼을 주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네가 참된 안식을 할 수 있다고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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