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새벽에 마태복음 22:37절을 묵상하다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에게 있어서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해 주 나의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렇게 교회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과연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일까?’ 그 질문에 대해서 당연히 ‘아니다!’ 라는 답이 따라 왔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예전에 회사생활을 할 때도 늘 일복은 많았습니다. 모두 다 퇴근해 버린 텅 빈 사무실에서, 혹은 아무도 출근하지 않은 날 에어컨도 돌아가지 않는 사무실에서 웃옷을 벗고 일하던 기억이, 중간 간부가 되어서는 툭하면 와이셔츠 몇 벌을 챙겨서 집을 떠나 미국으로 다시 유럽으로 지구를 꼬빡 한 바퀴 돌았던 기억이 수 없이 많으니 말입니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럼 무엇이 마음을 다해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일까? 첫 번째는 어떤 상황에서도 예수님의 모습을 닮으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수님의 모습을 닮는다는 것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그 분의 인격을 닮는 것입니다. 내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든지 내 삶 속에서 사랑,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함, 신실, 온유, 그리고 절제의 성령의 열매가 드러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겠지요. 인위적인 노력을 통해서가 아니라 성령님과의 동행을 통해서 말입니다.
예수님을 닮는 또 한 가지는 내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세워지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그 분의 사역이었으니까요.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다스림을 따라 사는 무형의 영역입니다. 그 나라를 내 삶의 현장에서 확장시켜가는 것이겠지요. 안 믿는 사람에 대한 안타까움, 섬김과 사랑의 실천, 매 순간 그 분의 다스림에 순종하려는 노력, 죄와의 싸움 등으로 땀 흘린 흔적이 있고, 그것이 내 안에 기쁨으로 존재한다면, 그건 분명 하나님을 사랑하는 증거일 것입니다.
하지만,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또 하나의 중요한 답은 바로 이어지는 마태복음 22:39절에 잘 나와 있습니다.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바로 내 이웃을 사랑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필요할 때 섬겨주고, 어려울 때 위로해주고, 시기하지 않고, 뒤에서 수근 거리거나, 거짓 증거 하지 않으며, 예수님의 말씀처럼 어려운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이 (눅10:36) 바로 하나님을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모습일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교회 봉사를 열심히 하고, 기도를 열심히 하고, 성경을 열심히 읽는 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주소를 잘못 찾고 있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모습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하나님을 전혀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그런 것에만 매달릴 수 있겠다 싶습니다. 마치 사업에 성공한 아들이 연로한 어머니를 가난한 시골집에 홀로 두고 전화 한번 없으면서도 생활비를 보낸다는 이유로 효자라고 착각하고 사는 사람들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