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시인은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라는 책에서 언제가 송봉모 신부를 만났을 때 그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인을 만난 송봉모 신부는 ‘십자가 등에 지고 가지 말고 품에 안고 가라’고 했다고 한다.
십자가를 등에 지고 가니까 힘이 든다.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억지로 지고 가는 십자가이기에 고통스럽다.
그런데 품에 안고 가는 십자가는 고통을 받아들이겠다는 자기 의지와 인내가 있다.
시인은 신부님의 말씀이 얼마나 가슴에 와 닿았는지는 모른다고 회고한다.
우리 각자의 삶에도 십자가가 있다.
우리가 천국에 다다를 때 문지기가 우리에게 두 개의 십자가를 확인할 것이다.
하나는 예수의 십자가이고 또 하나는 우리 몫의 십자가다.
신앙생활 내내 너무 힘겹다면 나에게 예수의 십자가가 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신앙생활이 지나치게 가뿐하다면 내 몫의 십자가를 지고 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혹시 맨몸으로 덜레덜레 신앙의 여정을 가고 있다면 가고 있는 목적지가 정말 하나님 나라인지 정직하게 물어볼 일이다.
시간 날 때마다 마음으로 십자가를 만지작거려보자.
하루에도 몇 번씩 그분이 몸소 지시다가 죽으신 십자가를 떠올려 보자.
거기서 내 몫의 십자가가 갑자기 불쑥 나올지도 모른다.
부디 내 몫의 십자가와 주님의 십자가를 품고 가시다가
주님 나라에서 주님과 만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