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바로 가고 있는가?
요즘은 네비게이션으로 길을 찾는 시대지요.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낯선 길을 여행하는 사람은 지도를 가져야 했습니다. 그런데 지도가 있더라도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딘지 알지 못하면 바른 길을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지금 현재 있는 곳이 어딘지를 알아야 그 다음 바른 방향을 찾아서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 주소는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주소를 정확하게 써야 나에게 오는 편지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집 주소를 가르쳐 줄 때 틀리지 않도록 되풀이해서 확인하는 것도 바른 주소를 써야 제대로 받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자기 집 주소에 대해서만큼은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 삶의 주소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집 주소만 외울게 아니라 한번쯤 지금 서 있는 내 삶의 주소가 정확한지 살펴봐야겠습니다. 어쩌면 내가 엉뚱한 곳에 서 있으므로 해서 우리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것들을 영영 못 받아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섬기면서 늘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교회의 주소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교회의 영적 주소를 바로 알아야 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지난 47년 동안 여기까지 왔습니다. 목자 되신 주님의 인도하심 덕분입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가 서 있는 자리는 어디 일까요? 우리의 영적 수준, 영적 상태, 영적 분위기를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요? 엉뚱한 주소를 써냈기에 꼭 필요한 선물도 받아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좀 더 정직하게 우리가 선 자리를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냉정하게 우리의 주소를 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다음 바른 방향을 찾아야 하겠지요. 사막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육안만 의지해서 길을 찾을 수 없다고 합니다. 자기 눈을 의지할 때는 비슷한 지형 때문에 오히려 길을 잃게 된다고 합니다. 하루 종일 걸었는데 나중에 보니 제 자리더라는 말도 있습니다. 사막 여행자들은 보통 해가 뜨고 지는 곳을 통해 방향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자기 자신이 아니라 바깥에 있는 어떤 기준을 보고 방향을 정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 같습니다.
이것은 길을 걷고 여행할 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인생의 방향을 정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막보다 더 황량한 것이 우리 인생길입니다.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바로 가고 있는지를 확인할 때 우리는 많은 것을 참고하게 됩니다. 선배들의 조언을 듣기도 하고, 어른들의 경험이나, 책에서 말하는 지혜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가 들어야 할 것은 하나님 말씀입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의 등이요 내 길의 빛이니이다'(시편119:105)라고 했습니다. 오늘 우리교회는 창립47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를 알아야 하겠고 그 다음 그분의 말씀을 듣고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정해야겠습니다. 지금 우리가 어느 자리에 서 있든지 간에 함께 걸어가시는 주님과 앞으로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