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섭섭한 적이 있는가?(최영기 목사)
잘 아는 어떤 분이 얼마 전 아래와 같은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과장된 표현이 있지만 일부를 그대로 옮깁니다.
“목사님 삶을 보면, 어려서 6.25를 겪으시고, 전쟁으로 부모님을 잃으시고, 고학으로 유학 와서 자리 잡을만할 때 목회자의 길을 걸으시어, 이곳까지 오셨는데... 사모님이 투병하시게 되니... 보통 사람으로 겪기 어려운 갖가지의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 싶습니다. 그런데도 꿋꿋하게 하나님의 소원을 풀어드리기 위해 믿음으로 나가시는 모습에 격려를 보냅니다. 그런데, 목사님께서는 하나님께 섭섭한 점이 정말 없으신지? 그렇지 않으시고 감사하시다면, 어떻게 그렇게 감사한 마음이 되는지.. 솔직히 궁금합니다.”
정직하게 이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았습니다. “내가 하나님께 섭섭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는가?” 결론은 “없다!”였습니다. 이 분이 글에서 아내의 투병을 언급했는데, 세계에서 제일 좋은 암센터에서 치료받게 된 것이 감사하고, 지난 15년간 건강한 삶을 살게 해주신 것이 감사하고, 아내를 위하여 기도해 주는 수많은 분들이 있다는 것이 감사할 뿐입니다.
왜 내게 불만이나 원망이 없을까?
복을 권리로 생각하지 않고 은혜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누리는 것을 권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가진 것을 잃거나 더 갖지 못할 때에 하나님을 원망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소유한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을 깨달은 사람은 이미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나 섭섭함이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내 환경이 좀 더 나았었으면...”, “내 성품이 좀 달랐었으면...”,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내놓고 보니 하나님께서는 불만스러웠던 요인들을 다 선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부모님을 일찍 여읜 것이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에 더 감격하게 해주었고, 썩 행복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이 남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주었습니다.
불만족스러웠던 성품도 선으로 바꾸어주셨습니다. 즉시즉시 사태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단점 때문에 미리미리 계획하는 사람이 되어버렸고, 숫자에 약하다는 단점이 세부사항을 살피는 유능한 동역자들을 찾게 만들었고, 쌀쌀맞은 성격이 누구에게나 공평한 리더라는 평을 듣게 만들었습니다.
예, 저는 하나님에게 대한 원망이나 섭섭함이 전연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