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것은?
올 해는 많이 기도하지 못했습니다.
내년은 아무래도 우리 모두가 더욱 기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 같습니다.
풀어가야 할 일도 많고 새롭게 뛰어넘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기도하는 것은 신자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기도하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입니다.
기도는 자신을 내려놓는 일이고 백기를 들고 항복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권투선수가 항복의 표시로 수건을 링 위에 던지는 것과 같습니다.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그대로 내어 놓는 일입니다.
기도는 움켜진 손바닥을 펴는 일이요, 벌거벗은 모습으로 자기를 보이는 일입니다.
우리 본성은 가진 것을 그대로 드러내놓기를 싫어합니다.
옛날 아담이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이 드러나자 나무 사이에 숨었던 것처럼
우리도 부끄러운 부분을 감추려는 본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 모습을 다 열어드리면서 하나님 앞에 나가려면
먼저 자기 자신과 1차 전투를 해야 합니다.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영성가인 헨리 나우웬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나이든 한 노파가 있었습니다.
가족이 그녀를 억지로 끌고 정신과 의사에게 데리고 갔습니다.
그녀는 매우 거칠고 난폭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지 집어던지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모두 치워야 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다 집어던지면서도 한 가지만은 움켜잡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해도 그것만은 놓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작은 동전 하나였습니다.
얼마나 꼭 쥐고 있었든지 쥔 손을 펴는데 두 명의 건장한 청년이 필요할 정도였습니다.
동전을 놓으면 목숨을 잃는 것처럼 그렇게 꼭 움켜쥐고 있었습니다.
동전을 빼앗으면 그녀 손에는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그녀가 두려워했던 일입니다. 노파에게 손에 쥔 동전 하나는
그냥 동전 하나가 아니라 빼앗기면 목숨을 잃는 것과 같았습니다.”
기도한다는 것은 하나님 앞에 우리의 손을 펴는 것입니다.
우리가 애지중지하며 붙잡고 있는 것을 하나님께 내놓고 항복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도하는 것은 씨름하는 일입니다.
우리의 생명과 삶은 우리 자신이 움켜쥐고서 보호해야 할 소유물이 아닙니다.
삶은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을 받는 것입니다.
받으려면 손을 펴서 내가 쥐고 있던 마지막 동전을 내어 놓아야 합니다.
사실 기도는 우리가 시작하는 그 무엇이 아닙니다.
기도는 하나님이 먼저 시작하신 일에 대한 우리의 응답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빈손으로 그분이 주시는 것을 받으면 됩니다.
내년에는 더 많이 받아서 누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