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나에게 어떤 분이신가?
어떤 사람이 주일 아침에 이웃에 사는 친구를 찾아가 말했다. "친구, 날씨도 좋은데 함께 골프 치러 가지 않겠나?" "고맙네만, 나는 크리스천이라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네." 잠시 후 골프를 치자던 사람이 말했다. "음 그래? 나는 자네의 그 종교에 대한 믿음에 정말로 감탄사가 나오는군. 내가 그 동안 일요일 아침에 자네를 몇 번이나 찾아왔는지 아는가? 열여덟 번일세. 그렇게 여러 번 찾아왔는데 모두 거절당했다네. 그런데 말일세. 그 교회라는 곳이 골프장이나 낚시터보다도 그렇게 더 재미있는 곳인가?" "그렇고말고. 골프장이나 낚시터보다도 훨씬 재미있고 중요한 일을 하는 곳이지. 크리스천은 주일마다 반드시 교회에 나가 예배를 드려야 한다네. 그게 큰 믿음이거든." "그런가? 그런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교회라는 곳은 갈만한 곳이 못 되는 장소임이 분명하네. 나도 처음에는 자네의 열심을 보고 교회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네. 그러나 지금은 아니라네.
교회가 그렇게 중요한 곳이고 재밌는 곳이라면 적어도 한 번쯤은 나에게 함께 교회에 가자고 권해야 하는 게 아닌가? 나는 자네에게 열여덟번이나, 골프장이나 낚시터에 가자고 권했는데 자네는 단 한 번도 나에게 교회에 같이 가자고 권하지 않는 것을 보니 자네가 교회에 나가는 것을 믿음이라고 보기는 좀 그렇다네." 정말 좋으면 권하기도 하고 같이 가자고 떼를 쓰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열망이 없다는 것은 우리에게 신앙이 좋은 경험으로 남아 있지 않아서가 아닐까? 이 사람의 이야기를 소개해서 우리도 이렇게 전도해보자고 권면하려는 것이 아니다. 과연 나는 주님을 정말 좋으신 분으로 경험하고 있는가? 신앙이 나를 들뜨게 하는가? 사람들에게 주님을 말하지 않으면 답답해서 견딜 수 없는가? 이 이야기를 통해서 이런 생각을 한번 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설 명절에 오랜만에 고향에 가서 부모님을 뵐 생각을 하니 약간의 설레임이 있다. 고향은 언제나 그립고 푸근하고 반가운 곳이다. 나에게 고향만큼 주님도 그리운 존재다. 주님은 내 영혼의 고향 같으신 분이다. 한 번씩 그런 상상을 해 본다. 어느 날 온 세상 모든 것이 갑자기 다 사라지고 나 혼자만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래도 주님에 대한 사랑이 남아 있다면 잘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초기 치매 증상으로 진단 받은 어떤 노인은 간절히 기도했다고 한다.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나를 위해서 돌아가신 주님만은 영원히 기억에 남게 해달라고 이 분만큼 우리에게도 주님이 간절해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