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독교 신앙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쳐온 것이 우리나라의 전통 종교이다. 여러분들이 무심코 행하는 것 가운데 전통 종교의 영향을 받은 것이 많이 있다. 특히 기도는 모든 종교에 있는 것이기에 그 영향은 다른 분야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영향을 끼친 전통 종교 사상을 잠깐만 살펴보자.

첫째, 무교의 영향이다. 무교는 인간의 행복과 불행이 귀신으로부터 온다고 믿는다. 귀신만 내 쫓으면 누구나 행복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무교는 귀신과 인간을 중재하는 무당을 세워놓고 무당에게 돈을 주면 귀신을 내쫓아주는 굿을 해준다. 굿을 의뢰한 사람은 굿에 참여하지 못하고 돈을 내놓고 보기만해야 한다. 귀신과 인간의 중재는 무당이 다 해주기 때문이다. 여기서 예배를 ‘본다’는 말이 나왔다. 이것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가지고 있는 표현이다. 그리고 목사를 무당처럼 생각하여 목사에게 기도를 받으면 귀신이 나간다고 생각한다.

둘째, 불교의 영향이다. 불교에서 ‘보살’은 해탈하였지만 중생을 돕기 위해서 세상 가운데 남아 있는 존재들이다. 보살 가운데서 인간의 기도를 들어준다는 ‘관음보살’과 인간을 극락으로 인도해준다는 ‘아미타보살’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불자들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을 10번 이상 부르면 아무리 어려운 상황도 극락으로 바뀐다고 믿는다. 뜻과 의미를 생각하지 않아도 그냥 오래 부르면 부를수록 큰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 이런 영향 때문에 기독교 기도를 주문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기도를 많이 하면 할수록 좋은 것이라는 생각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셋째, 도교의 영향이다. 도교는 원래 자연주의 사상이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무교와 결합하여 이상한 종교가 되었다. 특정한 장소나 지역이 효력이 있다고 믿는 풍수지리 사상에다가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 기가 모인다는 기 사상, 그리고 인간의 운명과 재수를 점치는 점술로도 발전하였다. 우리나라 새벽기도회도 여기서 영향을 받게 되었고, 과거 할렐루야 기도원의 생수를 먹으면 병이 낫는다는 말도 이런 영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기독교의 기도에 대해서 성경은 무엇이라고 하는가? 성경은 기독교의 신앙은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그 뜻을 이루어드리는 삶이라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서 하나님 앞에서 듣는 시간이다. 기도는 귀신을 내쫓고 오랫동안 주문을 외면서 뭔가 미래 일을 알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기 위해서 하나님 앞에 머무는 시간이 기도다. 그래서 기도는 말하는 시간보다 듣는 시간이 더 길어야 한다.

오늘 본문에서 솔로몬은 하나님에게 겸손히 자기를 낮추며 종은 작은 아이라 출입할 줄을 알지 못한다고 기도한다. 여기서 솔로몬은 자기를 위해서 장수나 재물이나 원수의 멸망을 구한 것이 아니라 ‘듣는 마음’을 구하였다. 이 기도가 주님의 마음에 합하였다.(10절) 솔로몬은 주님의 뜻대로 기도하였고 그 기도의 내용도 주님의 뜻을 알기를 원하는 마음을 구하였던 것이다. 주님의 뜻을 구하는 것, 그 자체가 기도이다. 자기 뜻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뜻을 품는 것이 기도하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