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주장이나 감정, 생각 따위에 찬성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정의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석해보면 공감은 상대방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상대방의 상처를 내 상처로 감싸 안는 것입니다. 그냥 상대방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이 곧 나의 감정이 된다는 것이지요. 함께 아파하고 함께 울어준다는 말입니다.
성경에 보면 예수님께서 긍휼히 여기셨다는 표현이 많이 나옵니다. 우리가 흔히 긍휼이라는 단어를 불쌍하고 가엾게 여겨서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예수님의 긍휼의 마음은 공감의 마음이었습니다. 단순히 불쌍하게 여겨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아픔과 상처를 예수님의 아픔과 상처로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감싸주셨습니다.
2014년 4월 16일을 기억하십니까? 정말 있어서는 안될 비극적인 참사가 일어난 날입니다. 인천에서 제주도로 항해하던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사건이었습니다. 이 참사로 304명이라는 희생자가 나왔고, 아직도 찾지 못한 9명의 실종자들이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때, 온 국민이 슬퍼하고 마음 아파하였습니다. 하지만 몇 몇 대형교회 목사들의 입에서 망언이 터져 나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월호를 침몰시킨 것은 나라를 침몰시키려고 했는데 어린 학생들, 꽃다운 나이의 학생들을 침몰시켜 국민들에게 기회를 주신거다”라고 했습니다. 또 어떤 목사는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 이런 사단이 빚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 중에 그리스도인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참사 이후 하나둘씩 교회를 떠나갔습니다. 기독교가 창피하다고 합니다. 목사들이 제일 못 믿을 사람이라고 욕을 합니다. 세월호 가족들의 아픈 마음을 공감하지 못해서입니다. 국민대통합위원장에 대형교회 최00 목사님이 내정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분 역시 세월호 가족들을 향해 망언을 하신 분이십니다. 우리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분이 과연 사회 통합을 이루어 가실 수 있을까요?
우리는 얼마나 공감하며 살아가십니까? 우리 이웃의 아픔을 얼마나 나의 아픔으로 안고 살아가십니까? 공감의 신앙은 예수님의 따뜻한 마음을 닮아가는 신앙입니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파헤치고 다른 사람의 잘못을 비난하기 보다는 이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공감하여 주십시오. 공감의 신앙이 성숙한 신앙입니다.
“즐거워하는 자들로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로 함께 울라”(롬 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