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기간이다. 오늘은 특별히 술에 대한 말씀을 함께 나눌까 한다. 신자라도 술에 대한 견해가 각각 다른 것 같다. 술에 자유로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술에 대해서 엄격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기독교에서 술을 금하는 유일한 나라가 우리나라다. 복음이 전파되던 때 우리나라 사정이 특별했다. 구한 말 국민들 사이에 술과 도박, 여자 문제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선교사들이 들어왔을 때 술을 마시지 않게 하는 것이 국가와 개인 신앙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당시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났을 때 신자들은 우리가 먼저 술을 끊고 금주한 돈으로 나라 빚을 갚자고 제안하였다. 이에 기독교는 술과 담배를 끊고 나라 빚을 갚는데 앞장섰고 이것은 우리나라 기독교 신앙에 좋은 전통이 되었다.

이제 시대적 상황이 그 당시와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교회는 신자들이 술 마시는 것을 금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성경은 술에 대해 무엇이라고 하는가? 성경은 술에 대해서 금한 부분도 있고 허용한 부분도 있다. 구약에서는 술을 금하지 않았지만 헌신 된 사람들, 제사장이나 나실인들은 술을 먹어서는 안 되고 혹시 취할지도 모르니 포도알도 먹어서는 안 된다고 금하였다. 신약에서는 내가 하는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덕이 되는지를 보고 판단하라고 했다. 이런 부분을 종합해 보면, 술을 마시는 것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술은 절주와 절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사람들은 왜 술을 마시려고 할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중요한 것 한 가지가 있다면 감각을 잃어버리기 위해서다. 왜 감각을 잃어버리려고 하는가? 삶의 무게가 너무 무겁기 때문이다. 우리 아버지들은 고된 역사를 살아오면서 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으면 버텨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그런 지 우리나라 술 소비량이 인구대비 세계 1위라고 한다. 삶의 무게가 무거울 때 사람들은 술에 많이 의지한다. 잠시라도 잊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기쁠 때도 술을 찾는다. 그런 기쁨이 자주 찾아오지 않기 때문에 기쁨을 지속하고 싶어서 술을 마시는 것이다.

이쯤해서 우리 신자들은 이런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고통을 잊고 기쁨을 지속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우리 인생에서 술밖에 없는 것인가? 술에 의지하여 삶의 무게를 덜고 기쁨을 지속시키려고 하는 것이 신자로서 마땅한 삶인가? 여기서 신앙의 본질과 부딪히게 된다. 신앙은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우리의 고난을 해결해 주시고 우리의 삶의 기쁨을 주시는 분이라고 믿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자는 고된 인생에서 술을 의지해서는 안 되고 하나님을 의지해야 한다. 신자가 술 마시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술을 의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본문은 술 취하지 말고 성령의 충만함을 받으라고 했다. 인생의 문제를 술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성령으로 해결하라고 하는 것이다. 사람들과 교제를 위해서 술을 마신다는 사람은 19절 말씀까지 보면 좋겠다.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들로 서로 화답하며...’ 신자의 교제는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주님을 의지하면서 인생의 문제를 풀어나가시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