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도 자신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또 자기는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이 잘 모를 거라 생각하여 부정하고 꽁꽁 숨겨 놓은 것도 있어요.
그래서 누군가에 의해서 내 약점이 지적당하고 들춰질 때 느끼는 당혹감이 있어요.
이럴 때 사람들은 대개 두 가지 반응을 보이는 것 같아요.
먼저 부인부터하고 봅니다.
"사람 잘못 봤다. 내가 언제 그랬냐?"
물론 잘못 볼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이렇게 부정하는 동안에 자신의 진짜 문제를 보지 못할뿐더러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게 됩니다.
또 다른 반응은, 지적을 받고 수치를 느낀 후에 상대방에게 복수하리라 다짐하는 거예요.
"그러는 너는 얼마나 잘났냐? 너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아. 두고 봐라."
사실 우리가 다 약한 존재여서 지적하는 그 사람도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을 수 있어요.
그게 자기 눈에는 잘 안 보이지만 다른 사람 눈에는 잘 보인다고 봐야하는 거죠.
지적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복수하려는 마음을 가지면 언제나 자신의 문제를 바로 보지 못해요.
그래서 오랜 세월이 지나도, 남들은 다 아는데도 정작 자신만 모르는 그 문제가 변하지 않고 남아 있어요. 그러니 성장도 없고 변화도 없는 거죠.
목회자인 저도 여러 사람에게 노출되는 삶을 살고 있기에 지적받고 평가 받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그런 평가를 잘 소화하지 못하고 핑계 대거나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가 많았어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제 한계와 문제는 더 많이 드러나는데도 마음은 점점 더 옹졸해지고, 여유가 없어지고 자유하지 못한 것이 부끄러울 때가 많아요.
자기 문제를 인정한다는 것은 언제나 고통스러워요.
그런 의미에서 교회는 자신의 진면목을 발견하고 아픔을 느끼는 곳입니다.
말씀의 거울 앞에서 자신의 추한 모습을 발견하고 그 아픔을 가지고 웅크리며 기도하는 곳입니다.
누군가 나에 대해서 지적하면 먼저 부정부터 하지마시고 혹시 그속에 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자신을 정직하게 대면하는 기회로 여기시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치유가 시작되고 자기와도 화해할 수 있게 되지요.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해 더 여유로워지고, 상대에 대한 나의 비판에도 더 관대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바라볼 때마다 성령의 능력이 필요함을 깨닫고 더 간구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