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람과 좋은 사람의 어원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어요. 나쁜 사람은 '나'뿐인 사람에서 나온 말이라고 해요. 남을 배려하지 못하고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는 거죠. 좋은 사람은 '조화로운 사람'에서 나온 말이라고해요.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 좋은 사람인거죠. 이게 정확한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재미있고 적절한 것 같아서 기억하고 있었던 거예요.
'제노비스 신드롬’이란 말이 있어요. 1964년 3월 13일 새벽 뉴욕 퀸즈에서 바텐더로 일하던 제노비스가 퇴근길에 자신의 아파트 주차장에서 성폭행 당하고 잔인하게 살해 되었어요. 35분간 이어진 범행을 38명의 이웃 사람이 창문을 통해 봤지만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지 않았고, 경찰에 신고하지도 않았어요. 심지어 도와달라고 외쳤는데도 불을 끄거나 열린 창문을 닫아버리는 사람도 있었어요. 이 피해자 제노비스의 이름을 따 ‘제노비스 신드롬’이란 말이 나오게 되었어요. 이것은 주위에 사람이 많을수록 책임감이 분산되어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지 않고 방관하게 되는 심리현상을 말해요. 그래서 이것을 ‘방관자 효과’ 혹은 ‘구경꾼 효과’라고도 말해요.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나서겠지' 라고 생각하다가 보다 심각한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것이죠.
우리나라 사회병 가운데 소위 '4무병'이라는 것이 있어요. 무목적, 무감동, 무책임, 그리고 무관심이죠. 그중 '무관심'이 사회를 황폐하게 하는 가장 나쁜 병이라고 해요.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에요. 교육의 반대는 무지가 아니라 무관심이고, 아름다움의 반대는 추함이 아니라 무관심이에요. 삶의 반대는 죽음이 아니라 무관심이죠. 신앙생활에서도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무관심이에요. 선의 반대는 악이 아니라 무관심이에요. 좋은 신앙의 반대는 자기 자신의 문제만 집중한 나머지 주님과 이웃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것이죠.
다음 주엔 우리교회 제직선거가 있어요.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잘하겠지' 라고 생각하면 교회도 어려움에 처할 수 있어요. 교회의 참된 모습은 한 사람의 구경꾼도 없이 각자 힘을 합해 한몸으로 주님의 뜻을 이루어 드리는 거예요. 모두 자기 역할을 다해야해요. 나쁜 사람 되지 말고 좋은 사람 되어 주님의 뜻을 함께 이루어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