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초로 전국을 통일한 진시황제는 한 때 출신지를 차별하는 정책을 썼습니다.
진나라 출신이 아니면 아무리 높은 관직에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축출 당했습니다.
축출이 예정된 사람 가운데 초나라 출신의 '이사'라는 능력이 탁월한 신하가 있었습니다.
그는 축출되기 전 진시황제에게 이런 탄원서를 올렸습니다.
"땅이 넓으면 곡식이 많이 나고, 나라가 크면 백성이 많으며,
군대가 강하면 군사가 용감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태산은 한줌의 흙도 버리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클 수 있었던 것이고,
황하는 아무리 작은 시냇물이라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깊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천하의 패자는 어떠한 사람이라도 물리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위엄이 온 세상에 떨치게 되는 것입니다"
진시황은 이 탄원서를 읽고 마음을 돌려 추방령을 취소하고 '이사'를 복직시켰습니다.
요즘 이 말이 자주 생각납니다.
새 정부가 출신을 따지지 않고 유능한 인재를 쓰려고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태산은 한줌의 흙도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클 수 있었다는 말처럼, 정부든 누구든 품으면 더 넓어지고 커지는 것 같습니다.
교회는 유능하면 쓰고 무능하면 버리는 곳이 아닙니다.
교회는 약할수록 더 오래 품고 기도해야 하는 곳입니다.
바다는 더럽고 오염된 강물을 받아서 그 물을 정화시키는 능력이 있습니다.
교회는 바다와 같은 곳입니다.
비록 추하여 쓸모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조차도 품고 귀하게 만드는 곳이 교회입니다.
하나님이 꼭 그런 일을 하셨습니다.
먼지와 같은 우리를 품어서 하나님처럼 되게 해주셨습니다.
정호승 시인의 <햇살에게> 라는 시를 나누고 싶어요.
이른 아침에 먼지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내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먼지가 된 나를 하루종일 찬란하게 비춰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교회가 한 줌의 먼지와 흙도 버리지 않고 소중히 품는 태산 같은 교회가 되도록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