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기억나는 어린 시절 한 장면이 있습니다.
아마 추운 겨울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문방구에서 처음 산 돋보기를 가지고 양지 바른 골목길 한쪽에 앉았서, 그 돋보기를 종이에 대고 불이 붙는지 알아보려고 초점을 맞추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종이에 불이 붙었는데 참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어느 때인가 산에 오르다가 물방울이 떨어지는 작은 옹달샘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한 방울씩 천천히 떨어지고 있는데 그 아래 바위가 움푹 패인것을 보고 놀랐던 적도 있습니다.
약하고 작은 것도 집중하면 힘이 생기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에 TV에서 사자가 먹이를 사냥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물소를 쫓아서 사냥하는데 사자는 그냥 아무 것이나 무턱대고 덤벼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무리가 이동할 때 제일 뒤에 처지는 약한 한 마리만을 집중해서 공격하였습니다.
해설자는 백수의 왕이라는 사자도 먹이를 사냥할 때는 이 놈 저놈 쫓아다니다가는 아무 것도 잡지 못한다고 하면서 그래서 미리 찍어둔 한 마리만 집중해서 공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새삼 집중의 힘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전투기가 에어쑈를 펼칠 때 가장 어려운 코스는 비행기를 360도 혹은 720도 회전 시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때 잘못하면 조종사는 정신을 잃게 된다고 합니다. 하늘과 땅이 구분이 되지 않아 방향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종사는 오직 계기판에만 시선을 집중시킨다고 합니다.
계기판만 믿어야지 자신의 판단이나 주변 상황에 시선을 빼앗기면 원상태로 돌아오기 어렵다고 합니다.
배를 탈 때 배멀미를 심하게 하는 사람도 멀리 있는 섬을 바라보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움직이지 않는 것에 시선을 고정시키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내가 탄 배가 아무리 흔들리더라도 멀리 있는 목표에 시선을 고정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듯이 우리 신앙의 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우리도 먼 길을 여행하고 있습니다.
이것 저것 해야 할 일도 참 많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시선을 단순하게 고정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교회가 집중하려고 하는 것은 세 개의 축입니다. 주일예배, 목장모임, 삶 공부입니다. 이 세 축에 집중하면 건강한 믿음과 건강한 교회를 세울 수 있다고 믿습니다.
어둡고 풍랑이 이는 밤에 항해 하는 배일수록 등대에 더욱 집중해야 하듯이, 우리 교회도 지금 세 축에 더욱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