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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출20:8-11)
안식월, 두 주간을 편히 쉬다가 돌아왔습니다. 지난 주간은 시찰회에서 일본 가는데 동행했고, 이번 주간은 저 혼자 제주도 올레길을 걷다가 왔습니다. 두 주간 내내 낯선 길을 가면서 ‘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인생도 초행길을 가는 거라고 하잖아요. 길을 갈 때는 바른 길을 찾아서 가야하고, 필요하면 다른 사람의 도움도 받아야 해요. 그래서 가끔 발걸음을 멈추고, 이 길이 바른 길인지 제대로 가고 있는지 돌이켜 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하나님은 우리에게 안식일을 지키라고 명령했어요. 왜 안식일을 지키라고 한 것일까요? 우리는 안식일을 지키는 것이 예배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안식일 지키는 것하고 예배 하는 것은 개념이 달라요. 구약에서 예배는 필요할 때뿐만 아니라 매일 아침과 저녁에 드리는 거예요. 안식일은 제7일째 되는 날 일을 멈추는 거예요. 안식은 일을 멈춘다는 뜻이에요. 6일째까지 일하고 힘드니까 쉬라고 하는 뜻이 아니에요. 하나님도 제7일째 안식했는데 피곤해서 멈춘 것이 아니거든요. 제가 며칠 간 안식의 시간을 가지면서 다시 안식일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어요. 기억하기 쉽도록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어서 의미를 살펴보면 좋겠어요.
첫째, 안식일은 과거를 돌아보고 매듭을 지으라는 의미지요. 하나님이 안식한 것도 6일째 일을 다 마쳤기 때문이에요. 안식은 지나간 일의 한텀을 매듭짓고 정리하는 시간이에요. 해오던 일을 멈춘다는 것은 그 일에 대해서 이제 다 끝났다, 이루었다는 의미를 부여하는 거예요. 생각없이 무심코 살지 않고 하나하나의 사건과 일마다 의미를 부여할 때 그것이 매듭이 되어지는 거예요. 대나무가 약하지만 매듭 때문에 강한 나무가 될 수 있는 거예요. 안식한다는 것은 지난 일에 대해서 매듭을 짓는 거예요.
둘째, 안식일은 현재를 보면서 현재를 축하하라는 의미예요. 하나님은 창조의 일을 마치고 그때마다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했어요. 하나님은 자신의 일을 축하한 거예요. 제7일째 되는 날 이 모든 것을 보시고 축제를 하신 거죠. 멈추어야 비로소 가까이에 있는 것들의 아름다움이 보여요. 빨리 달릴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멈추어야 보이지요. 빨리 달리는 삶은 가까이 있는 것을 지나치게 만들어요. 예수 믿고 은혜를 받는다는 것은,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보는 거예요. 저도 예수 믿으면서 눈이 열리고 가까이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어요. 늘 다니던 곳에 있는 나무가 아름답게 보였고, 화단에 있는 늘 보던 꽃을 다시 보고 눈물이 났어요. 은혜는 우리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 같아요.
셋째, 안식일은 미래에 대한 재창조의 의미가 있어요. 안식하고 영원히 일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멈춤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출발이 돼요. 악보에 있는 쉼표는 하나하나 다 의미가 있어요. 멈춤은 미래를 위해서 우리 호흡을 가다듬는 시간이에요. 쉼표가 노래 전체를 살리고 아름답게 만들 듯이 멈춤은 비로소 우리 인생을 아름답게 연주하도록 만들어 주는 거예요. 제가 이번에 이런 시간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일을 멈추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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