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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성경공부
2017.10.18 08:53

은혜와 용서(마18:21-35, 롬5: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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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가 꼭 필요한 일이지만 우리는 잘못한 사람이 자기 잘못을 깨닫고 용서를 빌거나 사과해야 용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조건적 용서이다. 조건적으로 하는 용서도 쉽지 않고 박수 받을 일이다. 그런데 주님이 우리에게 하라고 요구하시는 용서는 무조건적인 용서이다. 같은 잘못을 계속 반복해도 무한정 용서하라는 것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가? 오늘 본문에 따르면 우리는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엄청난 빚(잘못)으로부터 탕감 받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마태복음 18장에서는 우리가 만달란트 빚을 탕감 받은 사람으로 나온다. 만달란트는 수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이다. 15년을 일하고 꼬박 모으면 1달란트가 된다. 주님은 우리가 만달란트의 빚을 지고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빚에는 죄와 잘못이 당연히 포함되지만 좋은 일로 빚진 것도 포함될 수 있다. 사랑을 받은 것도 다 빚이 될 수 있다. 잘못한 것을 용서받고, 당연히 드려야 할 감사도 드리지 못한 모든 것의 총량이 만달란트이다. 이 사실에 대한 자각이나 깊은 동의 없이는 무조건적 용서가 불가능하다.

 

우리가 이런 용서를 받았기에 주님은 우리에게 빚진 자를 무조건 용서하라고 하시는 것이다. 본문에 나오는 이 사람은 이런 탕감을 받고도 자기에게 백데나리온 빚진 자를 용서하지 못했다. 현실에서는 그럴 수 없지만 이 사람의 어이없음을 강조하기 위해서 비유로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 문제는 내가 정말 만달란트 빚을 탕감 받은 사람이냐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진심으로 믿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내 죄의 깊이를 볼 수 있어야 은혜의 풍성함이 얼마나 깊은지도 알 수 있다. 주님이 십자가를 통해서 베풀어 주신 은혜가 결코 가볍거나 작지 않다.

 

주님의 희생으로 우리는 이제 죄의 나라에서 은혜의 나라로 옮겨서 살고 있다. 죄가 왕노릇하는 곳에서 은혜가 왕노릇하는 곳으로 이주한 것이다. 왕노릇은 절대군주의 권력을 말한다. 누구도 이 권력에 대항하거나 방해할 수 없다. 은혜란 아무 조건없이 주어지는 호의를 말한다. 은혜는 어떤 것도 전제조건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가 한 만큼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거저 주는 것이 은혜다. 갚을 생각하지 않고 맘껏 누리는 것이 은혜다. 이런 은혜를 주시되 흘러넘치게 주셨다. 20절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라고 했다. 넘친다는 것은 고갈되지 않고 멈추지 않는다는 말이다. 계속해서 부어지는 것이다. 그것도 시간이 갈수록 더 풍성하게 흘러넘치는 것이다. “우리가 다 그의 충만한데서 받으니 은혜 위의 은혜러라”(1:16) 은혜는 궁색하지 않다. 흘러넘치게 부어주신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런 은혜의 지배를 받지 못하는 것일까? 한 가지는 자기 죄의 깊이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고, 또 한 가지는 여전히 자신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을 보면서 불평하거나 원망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은혜의 다스림을 풍성히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21절에 이 은혜도 의로 말미암아 왕노릇하여라고 했다. 은혜는 반드시 하나님이 보실 때 제일 좋은 상태인 선을 향해서 그 통치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희노애락의 사건이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것을 만들어내도록 은혜가 통치한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은혜의 절대권력 앞에서 누구도 거슬릴 수 없기 때문이다. 반드시 좋게 될 것이라고 믿는 것이 은혜의 통치를 받는 사람이다. 이런 은혜의 통치를 받고 살 때 우리는 무한정한 용서를 시도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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