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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위에 세워지는 교회(창1:1-5)
우리 교회가 세워진지 50년이 되는 해다. 교회의 기초를 점검하고 새롭게 시작해 보려고 한다. 요즘 한국교회가 위기라고 하는데 모두 동의한다. 왜 지금 위기인지 한번 진단해 보자. 한국교회는 크게 세 가지 운동을 통해서 성장했다.
첫째, 회개운동이다. 1907년 1월 6일 시작된 장대현교회 부흥회에서 길선주 장로가 공개적으로 자기 죄를 고백했다. 이 일이 회개운동의 불길이 되었다. 당시는 개화기였다. 사회적으로 ‘구습타파’가 과제였다. 술, 노름, 여자 문제를 끊고 신문물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 이것이 교회적으로 회개운동하고 맞아 떨어진 것 같다. 회개하면 새롭게 될 수 있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돌아왔다.
둘째, 성령운동이다. 1970년대 시작된 성령운동은 한국교회 부흥의 기름 역할을 했다. 여의도광장에서 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서 아스팔트 바닥에 엎드려 성령 충만을 간구했다. 그 시대는 산업화 시기였다. 매해 60만 명이상 젊은이들이 지방에서 서울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서울 서북쪽 영등포 구로쪽에 자리 잡았다. 산업화는 가난과 질병 그리고 소외를 낳았다. 이것이 성령운동의 토양이 되었다. 성령께서 역사하면 질병을 고치고 가난을 벗어날 수 있다고 가르쳤다.
셋째, 제자운동이다. 1980년대 강남이 개발되면서 소위 ‘중산층’이 등장했다. 이들은 결핍을 전제로 한 성령운동에 별 관심이 없었다. 이들은 철야기도하는 대신에 성경공부를 했다. 성령운동이 ‘주시옵소서’에 기초한다면 제자운동은 하나님에게 받은 것을 이웃에게 ‘주라’고 강조했다. 이 세 가지 운동을 통해서 한국 교회는 성장해 왔다.
지금은 개화기도 아니고, 산업화 시대도 아니고, 중산층이 부상하는 시대도 아니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개화기 시대 교회는 주로 계몽운동을 펼쳤다. 학교를 세워서 가르치는 일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학교나 기관들이 그것을 다 가져갔다. 산업화 시대 교회는 성령을 통해서 질병을 치료하고 귀신을 내 쫓는 일을 했다. 지금은 병원이 그런 일을 다 가져갔다. 약한 사람 돕고 섬기는 곳은 복지회관이 가져갔다. 그러면 교회에 남은 일은 무엇인가?
교회만 할 수 있는 일, 교회의 본질은 하나님 말씀을 가르치고 하나님 말씀대로 살아가는 공동체를 세우는 것밖에 없다. 그것은 세상이 교회로부터 빼앗아 갈 수 없는 것이다. 말씀은 교회의 본질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를 새롭게 만들 수 있다. 창세기 1장은 하나님의 말씀이 세상을 만드는 이야기다. 혼돈과 공허와 흑암이 하나님 말씀으로 인해 빛이 되었다. 주님이 보시기에 좋은 것이 되었다. 이 말씀이 육신이 되신 분이 예수님이다. 말씀이 우리를 새롭게 창조한다.
우리 안에 여전히 흑암과 공허가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주님의 말씀만이 우리를 빛 가운데로 인도하고 새로운 역사를 창조한다. 말씀이신 예수님을 붙들어야 한다. 우리 교회가 다시 말씀 위에 세워지는 교회가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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